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자동차 관세 부과 여부 결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자동차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올해 구조조정과 판매 부진 등으로 연간 400만 대 생산체제가 무너질 판에 미국의 ‘관세 폭탄’까지 맞을 위기에 놓여서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량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326만6698대로, 작년 동기(328만1211대)보다 0.4%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351만 대)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연 400만 대 체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한국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유지되기 위한 마지노선으로 여겨온 수치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이목이 백악관으로 쏠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 적용 여부 결정 시한이 오는 13일로 다가와서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의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앞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일본, 유럽연합(EU) 등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한국은 232조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은 EU”라며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의 영향으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감안하면 완전히 안심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