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우수한 금융기술과 협업…뱅킹 넘어 앱 생태계 구축"
“베트남에선 간편결제 등 핀테크(금융기술) 업종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여·수신과 신용공여를 할 수 있는 은행이 시장을 주도할 것입니다.”

응우옌틴탕 베트남 리엔비엣포스트은행(LPB) 회장(사진)은 지난달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결제·뱅킹 등 개별 앱(응용프로그램)이 아니라 에코시스템(생태계)을 구축하는 게 베트남 핀테크산업의 미래”라며 이같이 말했다.

탕 회장은 “조만간 핀테크업계에서 활발한 인수합병이 벌어질 것”이라며 “그동안에는 개별 핀테크 사업자 위주로 시장이 흘러갔지만 앞으로는 은행의 역할이 매우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트남 은행들은 몸집이 크고 조직 운영도 보수적인 한국 은행과 다르게 기민함을 갖췄고, 예금·대출·신용카드 발행 등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PB의 자산 규모는 베트남 은행 중 10위권. 하지만 2만여 개의 우체국 망을 운영해 고객 접점이 가장 넓다는 평을 듣는다. 연 6%를 넘어서는 경제성장률과 정부의 금융업 육성정책에 힘입어 LPB의 순이익은 매년 1.5배씩 늘어나고 있다.

탕 회장은 “핀테크 기술 육성과 고급인력 양성이 베트남 핀테크산업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7년 시작한 LPB의 e월렛 서비스 고객은 현재 300만 명”이라며 “글로벌 결제 생태계를 구축하자는 점에서 비씨카드와 미래 사업에 대한 청사진이 일치했다”고 설명했다.

탕 회장은 “베트남 중앙은행의 승인이 끝나면 한국·베트남 간 ‘무현금 거래’가 본격화할 것”이라며 “베트남 사람이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프로모션 쿠폰을 통해 홍삼 등을 쇼핑하고, 통역 서비스를 받아 관광지로 안내받는 등의 통합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베트남은 라오스, 캄보디아와 가까운 지리적 조건과 우수한 금융 인프라를 갖춰 동남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호찌민=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