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개혁연구소 356개사 485명 사내이사 보수 분석
효성 조현준 회장, 성과 마이너스에도 보수증가액 5위
"임원 10명 중 2명꼴, 회사 성과 악화에도 보수는 늘어"
지난해 상장사 임원 10명 중 2명가량은 회사 성과가 악화했는데도 더 많은 보수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2017∼2018년 개별보수를 공시한 356개사 사내이사 485명의 보수와 기업 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임원 보수의 성과연동 분석(2017-2018)' 보고서를 7일 발간했다.

이 연구소는 기업성과 지표로 주가와 총자산이익률, 총자산영업이익률, 총자산 대비 영업 현금흐름 비율 등을 활용했다.

보수는 보수 총액에서 퇴직금과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을 제외한 잔여 보수를 이용했다.

주가를 기준으로 볼 경우 전체 485명 중 성과 하락에도 보수가 증가한 경우는 91명(18.76%), 성과 개선에도 보수가 하락한 경우는 89명(18.35%)이었다.

임원들 가운데 보수가 가장 크게 오른 임원은 NC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이사로 76억원이 올랐다.

이어 CJ제일제당의 손경식 대표이사(44억원), 비에이치의 이경환 대표이사(36억원), SK텔레콤의 박정호 대표이사(27억원), 효성의 조현준 회장(25억원) 순이었다.

조현준 회장은 모든 성과지표가 마이너스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증가액 상위 5위 안에 포함됐다.

모든 성과지표가 마이너스임에도 보수증가액 상위 30위 안에 든 임원은 5명이었다.

조현준 회장을 비롯해 효성 조석래 명예회장(12억원), 조현상 사장(8억원), 네이버의 한성숙 대표이사(7억원), 현대모비스의 정몽구 회장(7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정몽구 회장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보수인상액도 9억원으로 23위에 해당한다"며 "지배주주가 여러 회사의 임원을 겸직하며 보수를 받아 가는 것만도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연구소는 또 "공시 대상을 확대하고 급여와 상여의 산정 방법과 기준에 대한 공시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보수 총액의 기준을 현행 5억원에서 대폭 낮춰 1억원으로 조정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성과급과 같은 보수책정제도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임원 보수환수(claw back)제도의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며 "임원 보수환수제도를 도입해야 장기성과급의 취지를 살릴 수 있고,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