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카드 들고 있는 단색 황태은 대표
레드카드 들고 있는 단색 황태은 대표
불법 촬영 범죄가 화두에 오르면서 고객들에게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 보조 아이템을 무료 배포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여성 기능성 의류 브랜드 단색 이야기다.

단색은 제품 구매자에게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 카드를 무료로 증정하는 것을 넘어, 최근 비구매 고객까지 무료 배포 범위를 넓혔다. 긍정적인 사회적 성과, 이른바 소셜임팩트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업 경영의 일환이다.

단색은 그날 패드 없이 입는 고기능성 위생 팬티인 논샘팬티를 비롯, 여성 생애주기별 맞춤 의류를 생산하는 팸테크(Femtech) 기업이다. ‘여성의 일상에 편안함을 주다’라는 비전을 내건 만큼 여성 대상 범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대표 상품 논샘팬티는 여성의 그날 질 분비물을 흡수하는 일체형 고기능 위생팬티로, 흡수량이 다 찼을 경우 야외에서 개복이 불가피하다. 제품 특성상 공공 화장실로 대표되는 불법 촬영 문제에 집중했고,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 보조 아이템인 단색 레드카드를 제작하게 됐다.

‘레드카드’는 불법 촬영 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PVC로 제작되어 일반 신용카드 크기로 지갑 등에 가볍게 챙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카드 하단에는 한국여성인권진흥원과 경찰청 전화번호, 실제 사용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QR 코드가 삽입되어 있다.

레드카드는 휴대폰 후면 카메라에 덧대고 휴대폰 플래시를 켠 채 동영상을 촬영하면 숨겨진 촬영 기기 렌즈 부분이 하얗게 빛이 나며 적발된다는 원리로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가 가능하다.

당초 계획은 제품 구매자들에게 레드카드를 한 장씩 증정하는 것이었으나 단독 구매 문의가 물밀 듯 들어왔다. ‘레드카드만을 따로 판매하지는 않고 있다’는 답변에 자기한테만은 팔아 달라는 구구절절한 사연이 담긴 연락도 받았다. 그만큼 불법 촬영에 불안함을 느끼는 여성들이 많았다.

그래서 단색은 레드카드 무료 배포를 결정했다. 장당 가격을 매겨 판매하거나 최소한 제작비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여성들의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무료 배포 신청은 출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누적배포가 4000장을 넘어섰다.

단색 황태은 대표는 “레드카드는 불법 촬영 문제에서 느끼는 불안감 해소를 돕는 보조 탐지 기구이지 불법 촬영 문제를 해결하는 궁극적인 방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레드카드 배포로 인해 불법 촬영 문제가 해결될 거라 확신하지는 않는다”며 “그저 여성을 위하는 한국의 한 기업, 단색이 이 문제에 관심이 있고, 단색 제품을 사용해주시는 고객분들의 불안감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여성들이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레드카드는 시작일 뿐이다. 단색은 여성을 위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기에 불법 촬영 등 여성 대상 범죄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다.

한편, 불법 촬영 카메라 탐지 보조 아이템 ‘단색 레드카드’는 단색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매달 1일부터 1,000명 한정으로 인당 3장씩 무료 배포된다.

권유화 한경닷컴 기자 kyh11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