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누적(1~9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7년 만에 최소치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세계 교역량이 위축된 데다 반도체 가격이 떨어진 여파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 9월 경상수지는 74억772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93억4880만달러) 후 11개월 만에 흑자폭이 가장 컸다. 하지만 작년 9월(110억1300만달러)과 비교해서는 32.1% 줄었다. 올 1~9월 누적 기준으로는 414억6360만달러를 기록해 유럽 재정위기를 겪던 지난 2012년(261억2610만달러) 후 7년 만에 흑자 규모가 가장 작다.

올 1~9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폭이 줄어든 것은 상품수지(수출액-수입액) 흑자가 감소한 영향이다. 이 기간 상품수지 흑자는 568억5270만달러로 작년 동기(871억9690억달러)와 비교해 34.7% 줄었다. 같은 기간 수출은 4171억402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6% 감소했다. 반도체(통관기준) 수출은 734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975억7000만달러) 대비 24.7% 줄었다. 대(對)중국 수출은 998억5152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6%대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중국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든 여파로 해석된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지난 9월까지 흐름을 볼 때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인 590억달러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지난 7월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590억달러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 전망치를 달성해도 작년보다는 22.7% 줄어든 규모이며 2012년(406억5900만달러) 후 최소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