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은 토종 발효종인 상미종을 활용한 시그니처 브레드 5종을 출시했다. SPC 제공
SPC그룹은 토종 발효종인 상미종을 활용한 시그니처 브레드 5종을 출시했다. SPC 제공
빵은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식사나 간식거리로 빵을 찾는 사람도 흔하다. 그만큼 발효종의 질을 따지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발효종이란 효모와 유산균 등 많은 미생물이 섞여 있는 배양물이다. 빵을 만드는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재료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토종 효모와 토종 유산균을 혼합한 발효종을 사용한 시그니처 브레드를 내놨다. 시그니처 브레드는 SPC그룹이 특허받은 토종 효모(SPC SNU 70-1)에 토종 유산균 4종을 더한 발효종을 사용해 맛과 향을 더한 빵이다.

국내 제과기업이 효모와 유산균의 특성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선별해 한국 고유의 발효종을 개발한 것은 SPC가 처음이다. 발효종을 적절히 사용할 경우 빵의 맛과 향이 더 좋아지고 소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언제 어디에서나 같은 효과를 내는 발효종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품질을 균일하게 관리하기 어려워 주로 숙련된 제빵사가 경험과 감각에 의존해 임의로 효모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SPC가 개발한 발효종 이름은 상미종이다. SPC의 모태가 된 제과점인 상미당을 본떴다. 상미종은 SPC가 발굴한 토종 효모와 토종 유산균 4종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게 특징이다. 빵에 넣으면 상큼하고 구수한 풍미와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더해준다. SPC는 상미종에 사용된 유산균 3종을 특허 등록하고 나머지 유산균 1종의 특허 출원도 마쳤다.

상미종으로 만드는 시그니처 브레드는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특유의 냄새가 적다. 상큼하고 구수한 향과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저온에서 숙성해 발효 시간이 길다. 반죽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소화를 방해하는 물질이 줄어들어 일반 빵보다 속이 편하다.

이번에 출시된 시그니처 브레드는 5종이다. 엄선한 원료로 30여 년간 축적된 다양한 공법과 노하우를 적용해 만든다. ‘진한우유식빵’은 물을 전혀 넣지 않고 반죽해 식빵 특유의 맛과 향을 살렸다. ‘브라운 브레드’는 씹을수록 달콤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와삭바삭 바게트’는 바삭한 바게트에 고소한 완두콩과 알싸한 고추냉이 크림을 넣어 독특한 맛을 더했다.

이 밖에 느리게 발효한 반죽으로 팥앙금을 통째로 품어서 만든 ‘주종단팥빵’과 서리태를 풍성하게 넣어 씹는 식감을 살린 ‘주종달콩빵’도 내놨다.

상미종을 개발한 곳은 SPC그룹의 SPC식품생명공학연구소다. 2016년 국내 최초로 토종 효모 발굴, 상용화에 성공한 데 이어 서울대 충북대와 함께 발효에 관한 연구를 해 상미종 개발에 성공했다.

파리바게뜨가 2016년 출시한 토종효모빵은 누적 판매량 2억5000만 개를 넘어섰다. 현재까지 출시한 토종효모빵 제품은 70여 종이다. 누적 매출은 3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인구 한 명당 파리바게뜨 토종 효모빵을 4.8개씩 먹은 셈이다. 업계는 상미종 개발 성공이 발효종을 활용한 제빵 기술 보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PC 관계자는 “13년 동안 수만 종의 미생물 특성을 분석한 끝에 토종 효모에 유산균의 장점을 더한 발효종 개발에 성공했다”며 “시그니처 브레드는 자체 기술로 만든 발효종 빵으로, 제품군을 꾸준히 늘려 글로벌 베이커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