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은행의 창구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의 창구 모습.(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6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외국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일부 수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25일부터 일부 입출금 통장에 주는 우대금리를 0.2∼0.3%포인트 내렸다. '씨티더하기통장'의 경우 신규가입하거나 1000만원 이상 금융거래 실적이 있으면 기존에는 연 1.4%의 금리를 줬지만 이번에 1.2%로 내렸다.

SC제일은행은 이달 1일 주요 입출금 상품의 금리를 0.1∼0.3%포인트 인하했다. '내지갑통장'은 최고금리를 연 2.5%에서 2.2%로, 'SC제일마이줌통장'은 최고 연 1.2%에서 1.0%로 금리를 조정했다.

외국계 은행과 달리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아직 조용하다. 전례를 비춰보면 지난주에 예금금리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은행들은 여전히 고민 중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 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예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예금금리를 인하하면 고객을 다른 곳에 뺏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30일 은행 간 플랫폼의 벽을 허무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고객 지키기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당장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금리 인하를 먼저 나설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반면 대출 금리는 여전히 오름세다. 하루 또는 주 단위로 변하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고정형 금리는 또 올랐다.

4일 기준 국민은행의 주담대 고정형(혼합형·이후 변동형으로 전환) 금리는 2.55∼4.05%로 전주보다 0.09%포인트 높다.

신한은행은 2.94∼3.95%(지난달 28일 대비 0.08%포인트↑), 우리은행 2.79~3.79%(0.08%포인트↑), 농협은행 3.14∼4.24%(0.28%포인트↑), 하나은행 2.751∼4.051%(0.058%포인트↑)였다.

이는 주담대 고정형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오른 데다 일부 은행이 가산금리까지 올리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 8월 16일 1.301%로 바닥을 찍은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는 계속 올라 지난 1일 1.801%로 마감했다.

당분간 대출금리가 내림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