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업체가 주축인 두부 제조업,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돼야"
한 업종의 여러 업체가 모여 중소기업협동조합을 만든다. 식품 업종 중 대표적인 협동조합이 전국 시·도별 10개 협동조합이 회원으로 가입한 한국연식품협동조합연합회다. 두부 순두부 연두부 유부 등을 만드는 업체들로 대부분 종업원 5인 미만의 영세한 업체다.

정종호 연식품연합회장(사진)은 “두부는 조상 대대로 서민들이 즐겨 찾는 전통식품”이라며 “영세 소상공인의 생계 수단인 두부 제조업이 자생력을 갖도록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회의 숙원대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앞두고 있다.

국내 두부 생산업체는 전국적으로 1500여 곳에 달한다. 이 중 800여 개 업체가 지역 연식품협동조합을 통해 두부 원료인 콩을 공급받고 있다. 2017년 2월 연식품연합회장에 당선된 정 회장은 1976년부터 두부업계에 몸담아 오다가 1992년 충남 아산시에서 그린식품을 설립했다.

국내 두부시장은 7000억원 규모다. 이 중 국산콩 시장이 2000억원 규모, 나머지 5000억원은 수입콩 시장이다. 국내 콩 자급률은 6.3% 정도에 불과하다. 국산콩이 수입콩보다 4~5배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국산콩은 대기업들이 두부로 만들어 백화점 등에 공급한다. 수입콩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미국 등으로부터 들여오고 연식품연합회가 지역 회원조합의 신청을 받아 개별 생산업체에 공급해 준다. 두부 생산업체 중 자동화 등 신기술이 적용된 곳은 열 곳 남짓이다.

정 회장은 “국내 두부제조업체들은 수입콩으로 만든 두부를 전통시장 골목식당 등에 공급하고 있다”며 “직원이 한두 명이거나 고령자가 일하는 등 두부업체들의 규모가 대부분 영세하다”고 말했다.

두부 제조업은 동반성장위원회가 2011년부터 7년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을 제한했다. 최근 동반성장위가 두부를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추천해 중기부가 연내 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됐다.

연식품연합회는 최근 군인공제회의 100% 출자회사인 엠플러스F&C가 수입콩을 통한 단체 급식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엠플러스F&C는 두부, 콩나물, 피복 등을 생산해 군대에 납품하고 시중에도 판매하고 있다. 군대에는 국산콩으로 만든 두부와 콩나물을 납품하지만 수입콩으로 단체 급식시장에 납품하는 등 민간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게 연식품연합회의 주장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