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사진=로이터)
인도네시아 정부가 28일(현지시간) 니켈 수출 금지를 전격 단행했다. 당초 내년 1월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2개월 앞당겨 시행한 것이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의 금수 조치로 국제 니켈 가격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협력청장은 이날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년 1월부터 니켈 수출을 금지하기로 한 당초 계획을 앞당겨 오늘부터 수출금지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산 니켈은 과거에 미리 계약을 한 것에 대해서까지 이날부터 수출이 전면 중단됐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지난 8월 내년 1월부터 니켈 광석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밤방 카톳 아리요노 인도네시아 에너지·광물자원부 국장은 “채굴할 수 있는 니켈 매장량이 한계를 보여 긴급히 수출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인도네시아가 니켈 원석을 수출하는 대신 이를 직접 가공해 전기차 배터리와 같은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것이 더 큰 이익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올 들어 62.7% 상승한 국제 니켈 가격 (자료: 런던금속거래소 니켈 현물, 단위: t당 달러)
올 들어 62.7% 상승한 국제 니켈 가격 (자료: 런던금속거래소 니켈 현물, 단위: t당 달러)
인도네시아의 수출 중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 니켈 가격은 급등세를 나타냈다. 이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1.2% 오른 t당 1만6980달러를 기록했다. 니켈 가격은 지난 8월 인도네시아가 처음 수출 중단을 발표한 직후 t당 1만806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한동안 내림세를 보였다. 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현물 가격은 지난 1월과 비교해 62.7% 오른 상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공급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매장량은 현재 약 6억9800만t으로 추산된다. 인도네시아산 니켈은 필리핀 캐나다 등 다른 주요 니켈 생산국들에서 채굴되는 것보다 품질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때문에 니켈을 재료로 하는 스테인리스강 생산에 세계적으로 인도네시아산 니켈이 다량 쓰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금수 조치로 중국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최대 니켈 수입국인 중국은 수입량의 상당량을 인도네시아산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8월 총 572만t의 니켈 원석을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인도네시아산은 약 3분의 1 수준인 161만t 가량이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