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한국전력 등 발전사업자의 부담을 키워 전기요금 인상을 부를 것이라는 국회예산정책처 분석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8일 ‘2020년 예산안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의 수익이 악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는 REC 가격 하락의 부담을 단기적으로 발전사업자가 짊어지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신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발전사업자의 부담은 발전원가를 상승시켜 궁극적으로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서부발전 등 대규모 발전사업자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에 따라 총 발전량의 6% 이상(매년 1%포인트씩 늘려 2023년 10%로 확대)을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해야 한다. 부족하면 태양광 등 소규모 발전사업자로부터 신재생에너지 증명서인 REC를 구입해 채워야 한다.

산업부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내년 1조2669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예산정책처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계획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정책처는 보조금 등 정부 지원으로 농가형 태양광 비중을 끌어올리면 공공부문의 부담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중 농가형 태양광 비중을 2017년 0.1% 미만에서 2022년 12.0%, 2030년 15.7%까지 높일 계획이다. 예산정책처는 “농가형 태양광은 소형 태양광 중심이며, 일반 발전사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부는) 사업자가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제도를 시행 중”이라며 “향후 농가형 태양광 발전이 확대되고, 수익 확보를 위한 지원이 증가하면 발전사업자 등 공공부문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