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덕산그룹 회장(가운데)이 덕산하이메탈 본사 공장에서 생산하는 도전볼 제품에 대해 연구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덕산하이메탈 제공
이준호 덕산그룹 회장(가운데)이 덕산하이메탈 본사 공장에서 생산하는 도전볼 제품에 대해 연구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덕산하이메탈 제공
삼성 LG에 이어 일본 중국까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와 차세대 QD(퀀텀닷) 패널 양산 계획을 속속 내놓으면서 탈(脫)LCD(액정표시장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13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QD 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을 선언하면서 LCD의 감소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디스플레이 시장의 거대 변화에 주목받는 국내 수혜 업체가 덕산그룹 계열의 덕산네오룩스(대표 이수훈)다.

덕산네오룩스, OLED 핵심소재 국산화…글로벌 강자로 '우뚝'
세계시장에서 한국이 앞서 있는 OLED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은 미국 듀폰과 UDC(유니버설디스플레이), 독일 머크, 일본 이데미츠코산 등 소수 글로벌 기업 위주로 서플라이체인이 형성돼 있다. 이런 글로벌 기업의 틈바구니를 뒤집고 당당히 경쟁을 선언한 업체가 덕산네오룩스다.

2015년 덕산하이메탈에서 인적 분할된 덕산네오룩스는 OLED 핵심 소재 전문 개발·생산기업으로 그동안 외국 기업에 의존하던 OLED 소재를 국산화한 공로로 관련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OLED는 기존 디스플레이와 달리 유일하게 BLU(백라이트유닛) 광원 없이 자체 발광 발색이 가능해 머리카락 두께로 얇게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형태에서 자유롭고 자체 유기발광으로 명암비 등에서 매우 유리한 장점이 있다. 현재까지 주로 중소형 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에만 적용되던 OLED가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로 확장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OLED의 구조는 의외로 간단하다. HTL인 정공수송층과 ETL인 전자수송층에서 정공과 전자가 이동해 발광층(EML)에서 서로 만나 자체 발광과 색을 발하는 빛에너지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덕산네오룩스의 주력 제품은 HTL, 레드발광층(Red Host), 레드 보조층(Red Prime), 그린 보조층(Green Prime) 등으로 동종 소재 업체 가운데 가장 다양한 제품군을 국산화한 것은 물론 오랜 생산 경험으로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게 차별화된 특징이다.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핵심 소재인 정공층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덕산이 이처럼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은 급변하는 기술 및 시장 트렌드 변화에 대한 선제 연구개발(R&D)과 거듭되는 실패에도 굴복하지 않은 꾸준한 연구개발, 전문인력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에 따른 결실이라는 분석이다.

덕산네오룩스는 2009년 삼성이 처음으로 스마트폰에 AMOLED 패널을 적용하면서 2009년 정공수송층인 HTL 소재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하며 OLED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13년 이후 스마트폰 시장 정체로 OLED 소재업체들은 적자를 내기도 했으며, 일부 기업은 OELD 사업을 접기도 했다.

덕산네오룩스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제 기술 개발과 꾸준한 R&D 투자에 나서 2014년 당시 외국계 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발광층 재료인 레드를 자체 특허로 개발, 생산에 성공했다. 2017년에는 레드 보조층을 개발하면서 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던 OLED 소재 시장을 뒤흔들었다. 내년에는 그린보조층 생산을 앞두고 있다.

덕산그룹 부회장이기도 한 이수훈 대표는 “본격적인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며 “수많은 실패를 통한 경험이 앞으로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며, 고도의 전문성을 무기로 독과점 외국 기업에 의존해온 디스플레이 소재 시장 구조를 과감히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