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국민은행장(왼쪽)이 안면 인식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국민은행 제공
허인 국민은행장(왼쪽)이 안면 인식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국민은행 제공
지난 25일 오전 9시30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빌딩 2층에서 국민은행의 영업점 개점식이 열렸다. 영업점 인력은 지점장까지 모두 10명. 점포 입구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3대가 설치돼 있고, 건물 바깥에 국민은행 간판이 붙어 있는 것만 봐선 여느 지점과 다를 바가 없다.

개점식에는 허인 국민은행장도 참석했다. 국민은행이 최초로 정보기술(IT) 인력만으로 꾸린 ‘실험’ 점포이기 때문이다. 지점 이름은 ‘KB인사이트(InsighT)’. 디지털 뱅킹을 위한 솔루션 개발과 IT 시스템 유지보수를 맡던 이들이 지점에서 소비자를 대하는 업무를 하게 된다. 평소 영업점에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불편 사항을 제기해도 반영과 개선까지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린다는 점에 착안했다.

인사이트 지점은 28일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들어간다. 국민은행의 디지털뱅킹 기술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한다. 방문자가 영업점에 들어서면 대형 스크린에 방문자의 얼굴이 뜨는 게 대표적이다. 기자가 영업점 문을 여니 문 앞 화면에 얼굴이 나오면서 성별과 나이, 기분 상태를 분석해 보여줬다. 화면을 보고 당황한 얼굴을 감지하고는 ‘중립적’으로 표시됐던 기분 상태가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이 화면은 점포를 나가는 사람의 안면 인식도 한다. 영업점에서 받은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소비자 얼굴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영업점에 들어가니 안내 로봇이 기자를 맞았다. 로봇 얼굴에 달린 모니터에서 ‘일반업무’를 선택하니 1번 창구로 안내했다.

인사이트점의 주요 타깃은 일반 금융소비자를 포함해 KB금융그룹과 협업하고 싶은 IT,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지점에 배치된 IT 전문가와 직접 상담할 수 있다. 인사이트점을 여의도에 둔 건 핀테크 기업이 주변에 많고, 국민은행 IT그룹 사무실과도 가깝기 때문이다. 영업 창구에 ‘테크데스크’라는 독립 공간을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화이트보드와 빔프로젝터를 구비해 스타트업과 언제든지 구체적인 기술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영업점에선 60여 개 언어를 통·번역해 주기도 한다.

방기석 인사이트점 지점장은 “인사이트점에서 검증받은 디지털 기술을 전 지점으로 확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