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는 27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관련 금융위 보도참고자료에 대한 경영계 입장’을 통해 “시행령이 개정되면 국민연금은 기업에 대해 실질적인 경영개입을 실행할 수 있게 된다”며 “정부와 정치권, 시민단체 등이 ‘기업 길들이기’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지난달 6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경영개입에’ 해당하는 일부 주주활동을 ‘경영권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1% 이상 지분 변동 시 신고하도록 돼 있다. 다만 경영개입이 목적이면 5일이내, 경영 개입 목적이 없으면 한 달(일반 투자자) 혹은 분기(연기금)에 공시하면 된다. 따라서 금융위의 시행령이 개정되면 국민연금 등의 지분 변동은 경영권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간주돼 분기에 한 번만 공시하면 된다.

경총과 한국상장사협의회는 이런 기업들의 우려를 담아 지난 17일 금융위 등에 시행령 개정 반대 의견서를 제출했다. 금융위는 이에 곧바로 해명자료를 내고 “공적 연기금은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주주권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경총의 이날 내놓은 자료는 이에 대한 재반박이다. 경영계가 같은 사안에 대해 두 번씩 반대 자료를 내놓은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기업 경영권 방어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경총은 입장문에서 “국민연금은 재무적 투자자로서 수익성을 높여 국민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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