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올 들어 9월 말까지 2조8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렸다. 2001년 금융지주 체제 전환 이후 3분기 누적기준으로 최대 실적이다.

하나금융그룹과 농협금융그룹도 같은 기준으로 역대 최대 순이익을 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글로벌 진출 등 사업 다각화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 3분기 '1위'…하나·농협도 최대 실적
신한금융, 비이자이익·글로벌 키워

신한금융은 올 3분기 981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고 25일 발표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896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증가했다. KB금융(2조7771억원)보다 1189억원 많은 수준이다.

신한금융의 비이자이익(3분기 누적)은 전년 동기 대비 37.3% 증가한 2조5870억원을 기록했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편입에 따른 보험이익 증가 및 유가증권 관련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의 글로벌부문 순이익(3분기 누적)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292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방면에서 이익 기반을 마련한다는 신한금융의 ‘2020 스마트 프로젝트’가 성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3분기 누적 이자수익도 5조92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증가했다. 해외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8.1% 증가했다. 전체 이자수익에서 해외 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3분기(8.3%)보다 늘어난 10.1%를 기록했다.

주력 자회사인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763억원에 그쳤다. 은행만 놓고 보면 국민은행(2조67억원)보다 적다. 3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53%로,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보다 0.05%포인트 줄었다.

하나·농협금융도 실적 경신

하나금융과 농협금융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나금융은 올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2조404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1조8921억원)보다 7.3% 증가했다. 2005년 12월 지주를 설립한 이후 3분기 누적 기준 최대 수치다. 3분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1.8% 증가한 8360억원을 기록했다. KEB하나은행뿐 아니라 하나금융투자 등 비은행 계열사까지 골고루 실적을 올린 결과다. KEB하나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791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48.9% 증가한 2114억원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은 올 3분기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4% 증가한 1조393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농협금융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조2189억원보다 많다. 농협중앙회에 낸 농업지원사업비 3102억원을 합치면 실제 순이익은 1조6110억원이다.

농협금융의 수수료이익은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줄어든 영향으로 전년 동기보다 8.6% 감소한 7967억원에 그쳤지만 타격은 크지 않았다. 은행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의 기업금융(IB)부문 실적도 좋았다. 올 1~3분기에 농협은행은 1조1922억원, NH투자증권은 359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6%, 2.5%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일제히 상승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신한금융의 ROE는 0.08%포인트 상승한 10.77%를 기록했다. 하나금융(10.01%)과 농협금융(9.14%)의 ROE도 높아졌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