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칼럼니스트'김경래의 시골편지
김경래 씨의 전원주택과 그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카페 ‘시골편지' 입구.

김경래 씨의 전원주택과 그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카페 ‘시골편지' 입구.

경치 좋고 물 좋은 것만 보고 생각 없이 집을 지어 살다가 폭우·폭설에 맥없이 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계절 좋을 때야 콧노래를 부르지만 늘 꽃바람일 수는 없다. 장마도 지고 폭우·폭설은 물론 태풍도 분다. 날씨가 안 좋을 때를 잘 대비해야 안전한 전원생활을 할 수 있다.

집터의 기초 공사가 부실하거나 석축·경사지 관리를 잘못하면 폭우 때 큰일을 당한다. 시골에서는 배수가 특히 중요하다. 석축이 무너지고 경사지가 쓸려 나가는 등의 대형 사고는 배수가 잘 안 돼 생긴다. 살아보니 집터는 ‘해 잘 들고 배수 잘되는 곳’이 최고다.

시골살이는 보는 즐거움 뒤에 늘 수고로움과 불편함이 따른다. 남 보기 멋진 집도 생활에 불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걸 가꾸고 유지하려면 수고로움을 감수해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 시골생활은 늘 이중적이다. 얻으려면 그만큼의 대가가 따른다. 시골집은 따뜻하고 살기 편한 것이 가장 좋다. 멋부리고 폼 잡다 얼어 죽는 집은 “저걸 왜 했지?” 하며 후회하는 시설들이다. 전원주택을 지으며 아궁이에 장작을 때는 것을 꿈꾸는 사람이 많다. 군불을 지피고 아랫목에 누워 등을 지지는 멋으로 장작 아궁이의 황토방을 만들어 놓지만 실제 해보면 쉽지 않다. 나무를 준비해 장작을 패고 불을 지피는 수고로움이 있어야 한다. 보일러와 비교했을 때 몇 배는 불편하다.

마당에 파란 잔디가 깔린 전원주택은 참 보기 좋다. 그런데 몇 년 후 뒤집는 사람이 많다. 어지간한 정성으로는 관리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전망이 좋은 2층 방 앞에 발코니를 내는 경우도 그렇다. 만들어 놓고 제대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멋으로 만든 거실 벽난로는 나중엔 인테리어에 불과하다.

집은 짓는 것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시골에서 집을 지을 때는 관리하기 얼마나 편하고 경제적인가를 꼭 생각해야 한다. 겉멋 부리지 말고 필요한 것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게 바로 창고다. 전원주택에서는 집보다 창고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자재와 공구만 잘 알아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것이 많다. 집을 수리할 때 기술자를 부르고 일꾼에게 시킨다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직접 공구를 준비하다 보면 어느 순간 창고가 한가득 찬다.

정리가 잘 안 돼 있으면 이전에 사용했던 공구나 자재가 어떤 것이었는지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도 못하고 찾지도 못해 새로 사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보면 똑같은 것이 몇 개씩 있다. 겉멋 부리지 말고 실속 있게 창고를 크게 지어야 한다. 창고 관리를 잘하는 것이 시골 생활을 잘하는 방법이고 폼 잡다 얼어 죽지 않는 방법이다.

전원생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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