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한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관계자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소개하고 있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을 권고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오후 서울 한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관계자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소개하고 있다. 이날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을 권고했다. 사진=연합뉴스
편의점 GS25가 가향(加香)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 중단을 결정했다.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말라고 강력 권고한 가운데 가향 제품에 한해서지만 유통업계에서 나온 첫 판매 중단 조치다. 다른 편의점들은 우선 "정부의 후속 조치를 지켜보겠다"며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GS25는 24일 편의점 업계 최초로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 판매를 긴급 중단하기로 했다.

GS25은 이날부터 '쥴(JUUL)'의 트로피칼·딜라이트·크리스프 3종과 KT&G의 시트툰드라 1종 등 총 4종의 가향 액상 전자담배 판매를 중단한다.
23일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사진=AP)
23일 정부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사진=AP)
GS25는 지난 23일 보건복지부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중단 권고 발표 후 만 하루 만에 이번 조치를 결정했다. 전국 가맹점에 판매 중단과 해당 상품에 대한 매대 철수 조치가 담긴 공문을 배포했다.

GS25는 정부의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위해 성분 분석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상품들의 판매 중단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의 공식 결과에 따라 재판매나 전체 액상형 전자담배로의 판매 중단 확대 여부 등을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GS25 관계자는 "이번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 중단 조치는 미국이 현재 실행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국민 건강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눈높이를 엄격하게 적용해 선도적 기업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U·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다른 편의점들은 판매 중단 여부에 대해 고심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액상형 전자담배 인기를 고려하면 판매중단 조치가 편의점주의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섣불리 판매 중단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후속 조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아직까지 가향 액상형 전자담배의 판매 중단 여부는 결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다른 편의점 관계자는 "점주들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부적으로 (판매 중단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정부의 후속 조치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액상형 전자담배의 성분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를 받고 "액상형 전자담배에 대한 성분 분석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가 있다"며 "분석을 조속히 마무리해서 정부가 후속 조치를 하도록 관계부처와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액상형 전자담배 안전관리 대책 브리핑을 열고 유해성 검증이 완료되기 전까지 액상형 전자담배의 사용을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담배업계는 정부 조치에 따른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국내 시판 중인 액상형 전자담배는 미국 브랜드 쥴 랩스의 '쥴(JUUL)', KT&G의 '릴 베이퍼(lil vapor)'가 대표적이다. 미국 전자담배 시장 1위에 올라 있는 '쥴(JUUL)'을 운영하는 쥴랩스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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