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 현대백화점 그룹

워라밸 앞장서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
일과 가정 균형 위한 사내 제도 쏟아내
직원들 간 소통 강화
현대백화점, 전시회 가도 근무로 인정…임산부는 月10만원 교통카드 지급

현대백화점 직원들은 한 달에 하루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유명한 ‘핫플레이스’ 및 전시회를 찾아간다. 그래도 근무한 것으로 인정받는다. 무엇을 했는지 따로 보고할 필요는 없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직원들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지키기 위해 마련한 ‘오피스 프리 데이’ 제도다. 주말에 따로 시간을 낼 필요 없이 최근 유행 트렌드를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임직원의 일과 가정 생활의 균형을 지키기 위한 제도를 늘리고 있다. 유연한 근무 환경 조성을 통해 창의적인 조직 문화 확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PC오프제 및 두 시간 휴가제 도입
현대백화점, 전시회 가도 근무로 인정…임산부는 月10만원 교통카드 지급

현대백화점은 지난해부터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 직원들의 퇴근 시간을 한 시간 앞당겼다.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부응하기 위한 취지다. 유통업계 최초로 퇴근 시간에 PC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본사 기준으로 오후 6시가 되면 자동으로 PC 전원이 꺼진다.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정해진 출근 시간 이전에도 PC를 켤 수 없다.

한 달에 하루는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오피스 프리 데이’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사원부터 부장급까지 임원을 제외한 1460명 직원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자기 계발을 위한 세미나 및 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해도 일반 근무와 똑같이 인정해준다. 방문 장소와 날짜는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활동 내역을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현장에서 파악하도록 돕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라며 “쉬는 날에 따로 시장 조사에 나설 필요 없이 워라밸을 유지하면서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두 시간 단위로 연차를 사용할 수 있는 ‘2시간 휴가제(반반차 휴가)’를 유통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2시간 휴가제는 하루 근무시간(8시간) 중 2시간 연차를 쓰면 임직원 개인 연차에서 ‘0.25일’을 빼는 제도다. 2시간 휴가를 네 번 사용하면 개인 연차 중 하루가 소진된다. 이에 따라 만 1년가량 근무한 직원의 경우 개인 연차(19일) 중 여름 휴가(7일)·겨울 휴가(3일)를 제외하고 한 달 평균 3회가량 2시간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회사 측은 2시간 휴가제를 통해 임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저녁이 있는 삶’을 보낸다거나 학원 수강, 취미·여가활동 등 자기계발 시간을 갖도록 했다.

여성 직원 위한 복지제도 늘려

현대백화점그룹은 여성 직원을 위한 복지 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임산부 직원에 대한 종합 지원 프로그램인 ‘예비맘 배려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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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신 후 12주 이내 또는 36주 이후에만 사용할 수 있던 ‘임산부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임신기간 전체로 확대했다. 임신을 인지한 순간부터 출산 때까지 매일 두 시간씩 단축 근무할 수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할 경우 여성 직원들은 임신과 동시에 출산 전까지 하루 6시간만 근무하면 된다. 근로시간이 두 시간 단축돼도 급여는 기존과 같다.

임산부 직원 전원에게는 ‘예비맘 택시카드’도 지급한다. 월 10만원 한도 내에서 택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다. 유통업계에서 임산부 직원에게 택시카드를 지급하는 것은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각종 휴가 및 휴직 제도도 운영 중이다. 임신 초기 유·사산 위험이 있어 안정이 필요한 임신부가 최대 2주 동안 쓸 수 있는 ‘초기 임산부 안정 휴가’를 비롯해 임신 기간 충분한 안정을 위해 임신부가 원할 때 기한 제한 없이 사용 가능한 ‘출산 준비 휴가’와 인공수정과 같은 시술 시 최대 60일까지 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난임 치료 휴직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 임직원에게 가사 도우미 비용의 절반을 지원해주는 ‘워킹맘 해피아워’, 출산휴가 신청과 동시에 최대 2년간 자동 휴직이 가능한 ‘자동 육아 휴직제도’를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저출산 문제 해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출산 및 육아 지원 제도를 꾸준히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내 소통 위한 프로그램 마련

직원 간 소통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 직원들은 심리진단 프로그램 ‘에니어그램’ 테스트를 치를 수 있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의 성격을 아홉 가지로 분류하는 ‘성격 유형 지표’ 심리 진단 도구다. 디즈니, 삼성 등 국내외 기업이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성별·나이·소속·직급 대신 개개인의 성향을 토대로 직원들을 이해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대백화점, 전시회 가도 근무로 인정…임산부는 月10만원 교통카드 지급

현대백화점은 에니어그램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도출된 아홉 가지 성격 유형을 사내 커뮤니티와 메신저에 공개하고, 성격 유형별 특성에 대한 설명과 이에 맞는 소통 방안 등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현대백화점은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간 다양한 소통 활성화를 위해 ‘넛지랩’을 올해 신설해 운영 중이다. ‘넛지랩’은 작년에 일부 직원을 선정해 제한적으로 운영했던 ‘프로불편러’(사내 불편·불만사항을 찾아내 개선 방안을 도출해내는 제도)를 전 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한 것이다. 직원들의 불편과 불만사항을 비롯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공론화하고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직원들이 자유롭게 개진해 솔루션을 찾는 ‘소통 실험’이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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