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한진그룹 오너 일가가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주)한진 지분 전량을 GS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GS홈쇼핑에 매각한다. 한진그룹 측은 택배·물류 등 기존 사업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달 말까지인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상속 재원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주)한진 지분 인수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타계한 조 전 회장은 (주)한진 지분 6.87%(82만2729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를 상속받은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이 지분을 모두 매각하는 것이다.

(주)한진의 최대주주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로 22.19%를 보유하고 있다. 조 전 회장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주)한진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매각 가격은 최근 2개월간 가중 평균 주가인 3만원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약 250억원 규모다.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이번 거래는 조원태 회장과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 간 전략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는 분석이다. 한진그룹은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주)한진을 통해 GS홈쇼핑 지분을 보유하는 등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대한항공과 (주)한진은 각각 GS홈쇼핑 지분 4.5%(29만5370주)와 3.5%(22만9630주)를 보유하고 있다. 원종승 정석기업 대표는 GS홈쇼핑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기존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차원의 거래”라고 설명했다. 산업계에선 GS홈쇼핑이 (주)한진 지분을 인수하면서 양사가 상호 지분을 보유하게 돼 협력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태수 부회장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막냇동생으로 조 전 회장과도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회장은 조 전 회장의 장례식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추도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조원태 회장 등 상속인들은 조 전 회장 별세 이후 6개월이 되는 달의 말일인 이달 말까지 상속세를 내야 한다. 상속세 규모는 2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