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장관/사진=연합뉴스
박영선 장관/사진=연합뉴스
'위안부 피해자 모독' 논란이 불거진 유니클로의 광고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소벤처기업부 종합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일본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최근 선보인 플리스 제품 TV 광고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아직도 80년 전 일을 들춰내고 있다'는 뉘앙스를 담았다는 논란이 일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유니클로는 해당 광고를 국내에서 중단한 상태다.

무소속 이용주 의원은 이날 중기부 국감장에서 해당 유니클로 광고를 재생한 뒤 "외국 기업이 국민감정이나 역사를 부정하는 식으로 국내에서 영업한다면 국가적으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제재 필요성을 지적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이에 대해 "국가적 조치도 중요하지만, 해당 기업이 일단 그 광고를 방영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인 양금덕 할머니가 등장한 패러디 영상을 틀었다. 이후 이 의원은 "광고를 내린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 삼기 어렵다는 취지라면 매우 적절하지 않다"며 "이렇게 '치고 빠지는 식'의 행위가 반복된다면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못 한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장관은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이라며 "국가가 아무 일도 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한 것은 아니고, 문화체육관광부나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와 한번 상의를 해보겠다"고 답했다.

또한 박 장관은 논란을 일으킨 유니클로에 대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우리나라 대기업 계열사다"며 "검토 결과 사업조정 대상 점포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에프알엘코리아의 지분 49%는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다.

사업조정은 대형유통업체의 무분별한 사업진출과 확장으로부터 중소상공인의 사업영역을 보호하고 골목상권을 지키기 위해 중기부가 시행 중인 분쟁 조정제도다. 중소상공인이 해당 대기업을 상대로 조정을 신청할 수 있다.

논란이 된 유니클로의 플리스 광고는 98세 패션 컬렉터인 아이리스 압펠과 13세인 패션 디자이너 케리스 로저스가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다. 로저스는 압펠의 패션 감각에 감탄하며 "스타일 완전 좋은데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으셨어요?"라고 질문한다. 압펠은 "세상에, 그렇게 오래전 일을 어떻게 기억하겠니?(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답한다.

그러나 유니클로는 국내에서 방영하는 광고에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는 한글 자막을 달아 논란이 일었다. 80년 전인 1939년은 일제강점기로 한국 여성들이 일본군 위안부로 많이 끌려갔던 시기이기 때문이다.

유니클로는 이에 대해 "위안부 문제나 한·일 관계에 대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80년이라는 의역은 단순히 광고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해당 광고는 위안부 피해자 모독 논란이 나오면서 송출이 중단된 상태다.
사진=유니클로 광고 캡쳐
사진=유니클로 광고 캡쳐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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