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이 청년 신규 채용을 가로막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공공기관들이 비정규직 인원을 정규직으로 바꾸느라 인건비 지출이 늘어나자 신규 채용을 꺼리고 있다는 얘기다.

21일 고용노동부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8년 청년고용 미이행 기관 사유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관의 11.9%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청년고용의무 미이행 사유로 꼽았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따라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은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해야 한다. 조사 대상은 공공기관 53곳과 지방공기업 27곳이다.

청년고용의무 미이행 사유로는 ‘정원과 현원 간 격차가 적어 청년 채용을 위한 결원이 부족하기 때문’(55.3%·복수응답)이라는 응답과 ‘결원은 있으나 인건비가 부족해서’(47.4%)라는 답변이 많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 때문’이라는 답변은 11.9%였다. 가장 많은 응답률을 나타낸 ‘결원 부족’ ‘인건비 부족’ 등도 정규직 전환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정규직 전환 정책이 전반적으로 청년 신규 채용을 위축시켰을 가능성이 높다.

신 의원은 “정규직 전환 정책이 공공기관의 청년 고용 여력을 약화시켰다는 방증”이라며 “정규직 전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또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 ‘체험형 인턴’은 급증한 반면 ‘채용형 인턴’은 감소하고 있다”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채용형 인턴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기관 인턴은 단순 체험형과 채용을 전제로 하는 채용형이 있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정규직 전환 정책으로 청년 신규 채용이 어려운 것인지, 채용형 인턴은 왜 감소하고 있는지 등을 자세하게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