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생산절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 판매 부진과 노조의 장기 파업 탓이다.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지면 국내 공장 일부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국 철수설’도 끊이지 않는다.

5년 적자에 노조 리스크…철수說 이어지는 한국GM
1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GM의 올 1~9월 생산량은 30만475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33만30대)보다 7.7% 줄었다. 2005년(1~9월 기준 25만8551대) 후 최저 수준이다. 지난달 생산량은 1만7491대였다. 작년 같은 달(3만2819대)에 비해 46.7% 급감했다. 이 회사의 월 생산량이 2만 대를 밑돈 건 2003년 10월 후 처음이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 5년간 누적 당기순손실 규모만 4조원이 넘는다. 올해도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노조 리스크 역시 계속되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내년으로 넘겼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노조 집행부가 차기 집행부에 협상을 맡기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회사 안팎에선 새 노조 집행부가 구성되면 세를 과시하기 위해 파업 등 강도 높은 투쟁에 나설지 모른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노조가 파업을 이어가면 생산절벽의 골이 더 깊어진다. 줄리언 블리셋 미국 제너럴모터스(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파업을 계속하면 한국에서 생산할 물량 일부를 다른 국가 공장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경고가 현실이 되면 국내 공장 일부를 폐쇄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GM이 한국에서 발을 빼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계속 나온다.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부 의원이 철수 가능성을 질의했다. 최종 한국GM 부사장은 “철수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업계에서는 “단정하긴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