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렵한 바지핏 살린다…요즘엔 지갑보다 포켓홀더
카드 3~4개가 들어가는 ‘포켓홀더’는 얇은 카드지갑이다. 일반 카드지갑이 여닫는 식이거나 지퍼가 달린 것과 달리 포켓홀더는 지갑 속 한 부분을 떼낸 것처럼 생겼다. 주머니 속에 넣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브랜드에 따라 포켓홀더, 카드홀더로 부른다.

이 제품은 평소 소지품을 들고 다니기 싫어하는 사람, 기본 지갑 외에 세컨드 지갑이 필요한 사람이 주로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뚱뚱한 지갑을 대신하는 패션 소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뒷주머니에 불룩하게 지갑을 넣고 다니지 않고, 옆주머니 또는 재킷에 넣거나 목에 걸 수 있는 게 인기의 가장 큰 이유다. 현금을 소지하지 않고 카드로만 결제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도 포켓홀더 판매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몽블랑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포켓홀더를 20여 종 판매하고 있다. 심플한 디자인, 세련된 몽블랑 로고, 스크래치에 강한 가죽 원단 등이 몽블랑 포켓홀더의 특징이다. 몽블랑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포켓홀더의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늘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새로 내놓은 ‘익스트림 2.0’ 컬렉션의 포켓홀더는 출시 5개월 만에 20여 개 몽블랑 포켓홀더 제품 중 판매 순위 5위에 올랐다. 실용적인 원단을 사용했고, 역동적인 느낌으로 디자인한 게 주효했다. 매출 1위는 ‘마이스터스튁 6cc 포켓홀더 블랙’이었고, ‘사토리얼 5cc 포켓홀더 블랙’ ‘사토리얼 5cc 포켓홀더 다크그레이’ ‘마이스터스튁 6cc 포켓홀더 블랙&라이트블루’ 등이 뒤를 이었다.

요즘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인 톰브라운의 카드홀더(사진) 매출도 늘고 있다. 톰브라운은 올 들어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을 출시했다. 그중 톰브라운을 상징하는 3색(레드 화이트 블루) 포인트가 들어간 가죽 소재 카드홀더는 심플하면서도 스포티한 느낌으로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매년 가장 잘 팔리는 페블그레인 가죽 소재의 블랙 색상 카드홀더는 올가을 들어 수입된 제품의 99%가 팔려 재입고를 기다려야 할 정도다. 톰브라운 관계자자는 “요즘 젊은 세대들은 바지핏을 살리기 위해 주머니에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며 “클러치를 들고 나갈 게 아니라면 간편하게 카드 두세 장만 넣고 외출할 때 카드홀더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루이비통, 구찌, 보테가베네타 등 가죽 소품에 강점이 있는 명품 브랜드들도 카드홀더 제품 수를 늘리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