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대선과 관련해 월스트리트가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가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의 승리입니다.

워런 의원은 기업 이사회 멤버 40%를 노조가 뽑게하자는 것 공약부터 시작해 구글 페이스북 등 IT기업들 해체, 건강보험 국영화, 월가 금융사 규제 강화, 부유세 도입 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뉴욕 증시를 지탱해온 기술주, 은행, 헬스케어 주식은 모두 분해될 위기에 처할 수 있지요.
최근 민주당 대선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장의 퇴조(우크라이나 스캔들 등),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건강 문제 등으로 워런이 부상하면서 기술주 등의 상승세가 예전같지 않았습니다. 주도주는 경기 방어주로 넘어갔지요.
무디스는 트럼프 재선을 예견했다
무디스는 트럼프 재선을 예견했다
하지만 월가에 희망을 주는 소식이 나타났습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민주당 대선 경쟁에 다시 뛰어들 가능성이 보도된 겁니다. CNBC는 지난 14일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바이든이 워런에 뒤처질 경우에 대비해 블룸버그가 대선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한 것이죠.

블룸버그는 뉴욕시의 르네상스를 이끈 사람입니다. 시정에 시장자본주의를 적용해 도심 재개발과 재건출을 활성화하고 IT 등 새로운 산업 및 코넬 공대 등을 유치했었습니다. 덕분에 전국적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그는 2020년 대선 출마설이 나돌았으나 지난 3월 불출마를 선언했었지요. 트럼프에 맞설 표가 분산된다는 이유였습니다.

15일에는 ‘대선 쪽집게’로 유명한 무디스가 미 경제가 현 수준을 유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난히 재선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미국의 소비자 경제사정(지갑), 주식시장, 실업률 등 3가지 경기 요인을 고려해 분석했는데요. 소비자 지갑만 고려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인단 중 351명, 주식시장만 고려하면 289명, 실업률만 적용하면 332명을 확보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미국에서 대통령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70석 이상을 확보하면 당선됩니다. 당선권인 270명을 훨씬 넘는 수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이란 예상이지요.

또 이들 3가지 요인과 평균 투표율을 종합하면 모두 324석을 얻어 민주당 후보의 214석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무디스의 모델은 1980년대 시작된 이후 지난 2016년 대선을 제외하고 모두 당선자를 맞췄었습니다. 지난 대선은 사실 트럼프가 당선될 것으로 예측한 곳은 거의 없었지요.

트럼프 대통령도 경제가 자신의 대선 운명을 쥐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지난주 중국과 억지로 ‘미니딜’을 맺은 배경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나 블룸버그가 겨루게된다면 기술주들이 다시 주도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IT기업에 대해 반독점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IT 산업 경쟁력을 감안해 벌금외에 해체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