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에 이어 수산물 가격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대구, 광어 등의 가격이 작년에 비해 20~30%가량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어획량 증가와 수출 감소 등에 따른 것이다.

대구·광어 가격 뚝 떨어졌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가락시장 가격 동향에 따르면 대구 1㎏(상품 기준)이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평균 3458원에 거래됐다. 작년 같은 기간(5204원)에 비해 34% 낮은 수준이다. 대구는 어획량이 크게 늘어 가격이 급락했다. 국내 최대 수산물 경매 시장 중 하나인 부산공동어시장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 거래량은 약 4만1292㎏에 달했다. 작년 9월엔 1080㎏밖에 거래가 안 됐다. 대구가 많이 잡힌 것은 수온이 따뜻해지고 한반도 연근해에 대구 먹잇감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치어 방류 사업의 영향도 크다. 대구는 1980년대까지 연 4000~5000t가량 잡히던 어종이었지만 1990년대 무분별한 남획으로 연간 300~600t 수준으로 어획량이 줄었다. 이후 인공 방류 등으로 어획량이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많이 잡힐 때 수준에는 못 미친다.

광어도 출하량은 늘어나는데 수출이 줄면서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제주산 광어 1㎏의 평균 가격은 8930원으로 지난해보다 23% 낮았다. 일본 수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 넙치류 대일(對日) 수출은 약 217만5000달러로, 지난해보다 26% 감소했다. 일본은 국산 광어 수출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주요 광어 수출 대상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이 수산물 검역을 강화하면서 광어 수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연어 등 다른 수산물의 인기가 높아져 광어 수요가 줄어든 것도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1990년대 본격적으로 양식이 시작된 이후 광어는 저렴한 가격 덕분에 ‘국민 횟감’으로 자리잡았지만 2010년께부터 연어에 밀려 인기가 떨어졌다. 이마트에서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연어회는 지난해 대비 약 40% 판매가 늘었지만 광어회는 18% 감소했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양식 기술 발달로 광어 공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올 들어 6월부터 9월까지 광어 출하량은 1만1462t으로 지난해 대비 5.6% 증가했다. 밥상에 자주 오르는 수산물인 고등어, 갈치, 꽃게도 이달 들어 전년 대비 80~90%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