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지분 낮추고 은행 등 주주 영입…하나銀 빠진 키움은 기권
하나은행 등에 업고 인터넷은행 한발짝 더 다가선 토스뱅크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재수생'인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금융당국이 내준 '숙제'를 상당 부분 해온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는 의미다.

첫 예비인가 때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일원이었던 KEB하나은행이 토스뱅크로 합류하면서 시소가 기운 것으로 보인다.

15일 모바일 금융서비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밝힌 토스뱅크 컨소시엄 구성을 보면 토스가 의결권 기준 지분 34%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되고, 하나은행, 한화투자증권, 중소기업중앙회, 이랜드월드가 10%씩 2대 주주로 참여한다.

SC제일은행이 6.67%, 웰컴저축은행 5%, 한국전자인증이 4%로 함께한다.

지난 3월 첫 예비인가 때와 비교하면 최대주주인 토스의 지분율이 60.8%에서 34%로 낮아진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당시엔 최대주주의 지분이 상당히 높았을 뿐 아니라 나머지 외국계 벤처캐피탈(VC) 지분을 더하면 80%가 넘어 안정성 측면에서 문제가 지적됐다.

해마다 적자를 내는 토스가 그 정도 자본을 조달할 능력이 되는지 의구심이 들었고, VC 특성상 자의적으로 자금을 회수해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결국 금융당국이 예비인가 심사 때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불허 결정을 내면서 지배주주 적합성(출자능력 등)과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토스가 이번에 인터넷은행에 재도전하면서 자신의 지분을 34%로 낮추고 주주구성을 다양화해 금융자본 논란을 불식시키면서 금융당국의 지적사항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하나은행(10%)과 SC제일은행(6.67%) 등 주요 은행이 주주사로 합류한 점은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키움증권 컨소시엄에 있었던 하나은행이 이번에 토스뱅크 컨소시엄으로 갈아탔고, SC제일은행이 새롭게 인터넷은행 시장에 뛰어들었다.

케이뱅크(KT+우리은행), 카카오뱅크(카카오+KB국민은행) 등 기존 인터넷은행이 '대형 시중은행+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조합으로 된 점에 비췄을 때 첫 예비인가 당시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은행이 빠진 점은 약점으로 거론됐었다.

아울러 중소기업중앙회(10%), 웰컴저축은행(5%), 이랜드월드(10%) 등 주주사가 새롭게 참여해 토스뱅크가 앞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기반이 된 점도 긍정적이다.

토스가 밝힌 것처럼 중소기업중앙회를 중심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상 금융서비스를, 웰컴저축은행과는 중금리 신용대출을, 이랜드월드와는 리테일네트워크를 활용한 연계 사업을 할 수 있다.

과거 주요 주주사였던 알토스벤처스, 굿워터캐피탈, 리빗캐피탈 등 외국계 VC는 지분율이 19.3%에서 10.33%로 낮아졌다.

다만 주주 구성이 막강해진 만큼 최대주주로서 토스의 조율 능력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토스는 과거 신한금융그룹과 인터넷은행을 추진하다 결별한 바 있다.

토스와 함께 제3인터넷은행 흐름을 주도했던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이번에 재도전 의사를 접었다.

키움 측은 예비인가를 신청하지 않은 사유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으나 하나은행의 갈아타기가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첫 예비인가 심사 때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안정적이지만 혁신성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서 안정적이라 함은 하나은행을 비롯해 다양한 주주사가 참여했다는 점을 가리키는 점으로 해석됐다.

하나은행이 이탈하면서 다른 기업들도 컨소시엄에서 빠졌고, 아울러 웰컴저축은행도 키움뱅크에서 토스뱅크로 옮겨갔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키움에서 토스로 옮겨갔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사안을 다시 판단한 것"이라며 "토스가 고객이 많고 좋은 분위기여서 제휴 채널로서 함께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보고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토스뱅크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