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여객이 11년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급감한 탓이다. LCC들은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의 신규 노선 개척에 나서고 있지만 경기 침체와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CC 'NO 재팬' 직격탄…11년 만에 승객 줄었다
14일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 등 국내 6개 LCC가 지난달 수송한 여객은 480만여 명으로 지난해 9월(505만여 명)보다 5%가량 줄었다. LCC 여객이 전년 동월보다 감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6월(12만 명, 20.4% 감소) 후 11년3개월 만이다.

당시 한성항공과 제주항공 두 곳에 불과했던 LCC는 진에어(2008년 7월) 에어부산(2008년 10월) 이스타항공(2009년 1월) 등이 차례로 운항을 시작하면서 꾸준히 성장했다.

LCC별로는 제주항공(1.8% 증가)을 제외한 5개사 승객이 작년 9월보다 줄었다. 에어서울은 14.5% 줄어든 10만여 명으로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업계에선 지난달 추석 연휴가 2018년보다 하루 짧은 나흘이었다는 점을 여객 감소의 한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그보다 일본 여행객 급감이 더 큰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에서 일본으로 떠난 항공여객 수는 99만여 명이었다. 지난해 9월(138만여 명)보다 40% 가까이 급감했다.

LCC들은 일본의 경제 보복 이후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규 노선을 서둘러 개설하고 있다. 7월 신설한 국제선 노선은 32개에 달한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환율 상승 등 악재가 겹쳐 LCC 고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어프레미아 등 LCC 세 곳이 1~2년 새 추가로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3개월 단위 단기 희망휴직(무급)을 시행하기로 했다. 기존 1년 장기 휴직 제도의 대상이 아니었던 객실승무원을 포함해 일반 사무직과 정비직 등에 적용된다. 회사 측은 “초등학교 입학 예정 자녀를 둔 여성 직원 등 현장의 요구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하반기 실적 악화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