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가계가 주식이나 부동산 대신 저축성예금 위주로 돈을 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시대에 예금은 매력이 떨어지지만, 이를 대체할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돈이 계속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은행 자금순환 통계를 보면 2분기 가계 및 비영리단체(이하 가계)가 예금이나 보험, 주식, 채권으로 굴린 돈(자금운용) 증가액은 44조1천억원으로 작년 2분기 38조원보다 커졌다.

자금순환표란 일정 기간에 발생한 돈의 흐름을 경제주체와 금융자산별로 기록한 것으로, 금융시장의 '머니 무브'를 볼 수 있다.

올해에는 작년보다 예금 쏠림 현상이 강해졌다.

가계가 저축성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으로 굴린 돈은 2분기 중 25조4천억원 증가했다.

주식(지분증권) 및 투자펀드로 굴린 자금은 3조4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1년 전인 작년 2분기에 금융기관 예치금이 올해보다 적은 15조4천억원 증가에 머물고, 주식에는 11조9천억원의 가계자금이 새로 유입한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가 주식으로 굴린 돈은 많이 늘어나지 않았고, 대신 예치금이 불어났다"며 "가계가 안전자산을 늘리는 쪽으로 자금을 운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정기예금, 정기적금 같은 상품으로 짭짤한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이를 대체할 투자처가 없어 돈이 계속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성장세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커지면서 금융시장에는 불안심리가 확산했고, 대출규제로 부동산 시장도 침체한 모습이다.

잔액 기준으로 보면 2분기 가계의 비결제성 예금은 1분기보다 20조2천억원 불어났다.

올해 2분기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1천240조7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 늘었다.

저축성예금 잔액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작년 1∼3분기에 6%대였으나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7%대로 올랐다.
갈 곳 잃은 가계자금…저금리에도 저축성예금에 몰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