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의 손실, 여기에 '조국 펀드'까지 연이은 사건과 사고에 사모펀드의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게다가 과거 극소수 부유층과 기관투자자의 전유물이던 사모펀드는 정부가 혁신기업 투자 활성화 등을 이유로 2015년 규제를 완화하고서 약 4년간 2배로 덩치가 커지면서 은행 등을 통해 중산층 금융소비자들까지 접근이 확대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제도에 허점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 보겠다"면서 제도 개선을 시사하기도 했다.

최근 불거진 주요 사모펀드 사건은 사례별로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뢰 위기에 몰린 사모펀드, 문제가 뭘까

◇ 외형 성장과 고수익 좇다가 무리한 투자
가장 최근 발생한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은 운용사들이 고수익과 외형 성장에 쏠리면서 무리한 투자를 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수년간 덩치를 키우며 한국형 헤지펀드 1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제시하고 무리하게 투자하다가 이번 환매 중단 사태를 맞았다.

지난 10일부터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는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등 2개의 모펀드에서 파생된 자펀드들이다.

이 가운데 '태티스2호'는 대부분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자산을 주로 편입하고 있다.

CB나 BW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주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

'테티스 2호'에 편입된 CB나 BW도 대개 1년 또는 1년 6개월 이후 전환가격 대비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었다.

문제는 코스닥 시장이 침체되면서 주가 하락으로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상당량의 CB와 BW가 주식 전환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채권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는 점이다.

게다가 작년 4월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후 메자닌 발행과 수요가 급증하면서 적잖은 CB가 '제로금리'로 발행되기도 했다.

채권 유통시장에서 팔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플루토 FI D-1호'도 운용사가 직접 발행사와 계약을 맺어 인수하는 사모채권을 주로 편입하고 있다.

대체로 공모채권보다 높은 이자를 적용하지만 역시 시장에서 팔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이처럼 유동성이 떨어지는 자산을 중도 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펀드로 판매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대상 펀드 설정액 약 6천200억원 중 개방형 펀드는 약 4천400억원에 이른다.

만기 전까지 환매에 제약이 있는 폐쇄형 펀드는 약 1천800억원 규모다.

발행 기업이 부도를 내지 않으면 메자닌의 원금은 일반 채권처럼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입자들은 원하는 시기에 펀드 자금을 현금화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산 유동화가 늦어져 환매를 기약할 수 없게 되면 돈이 묶인 투자자들은 더 큰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 고위험 상품의 불완전 판매
지난달에는 독일과 영국 등의 해외 금리에 연계된 파생결합증권(DLF)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DLF는 금리, 환율, 통화, 금, 원유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가치에 연동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담은 펀드다.

상품 만기일에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수익을 내지만 배리어(barrier·원금손실기준)를 밑돌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원금을 잃게 되는 구조를 가진 고위험 상품이다.

최근 문제가 된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의 만기 수익률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이다.

금융감독원의 DLF 관련 합동검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이들 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52.3%에 달한다.

지난달 25일 기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통해 가입된 해당 DLF의 잔존금액은 6천723억원이었다.

문제는 이런 고위험 상품이 제대로 위험 고지도 없이 가입자에게 팔렸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문제의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 3천243명 중 개인 일반 투자자가 3천4명(92.6%)으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이 1천462명으로 개인 투자자의 절반(48.4%)가량을 차지했다.

게다가 파생상품 투자 경험이 전무한 가입자의 투자금이 1천431억원(21.8%)이나 됐다.

은행들이 고위험 상품을 상품 이해도가 낮은 고령자 등에게 무분별하게 팔았을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금감원은 검사 결과 은행이 본점 차원에서 작성해 창구 직원에게 제공한 교육·마케팅 자료에서 DLF의 위험성은 축소해 소개한 반면 '짧은 만기', '높은 수익률' 등은 강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금융투자상품 판매 시 내부 상품선정위원회의 심의·승인을 거쳐야 하는 데도 상품선정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심의 과정에서 평가표를 조작하거나 반대 의사를 표시한 위원을 교체한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채권금리 하락으로 DLF 손실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는커녕 배리어를 낮추고 손실 배수를 올리면서 판매를 계속했다.

이에 따라 DLF 사태 이후 은행에서는 이처럼 위험한 상품의 판매를 못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신뢰 위기에 몰린 사모펀드, 문제가 뭘까

◇ 사모펀드 자금 모집·운영 규제에도 허점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이 투자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는 사모펀드의 자금 모집 및 운용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딸·아들과 함께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의 '블루펀드'에 74억5천500만원 출자하기로 약정했는데 실제 투자액은 10억5천만원에 그쳤다.

출자약정액은 투자자가 PEF에 출자하기로 재산운용 담당회사인 업무집행사원(GP)에 약속한 금액이다.

투자자가 실제 출자한 이행액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현재 전체 PEF의 출자약정액(74조5천억원) 대비 이행액(55조7천억원)인 집행률은 74.8%였다.

그러나 '조국 펀드'의 경우 출자약정액과 이행액의 차이가 심해 편법 증여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전문투자자 위주로 운용되도록 설정한 최소 가입액 기준이, 출자약정액을 '뻥튀기'하는 방식으로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드러났다.

예컨대 조국 펀드에 가입된 두 자녀의 출자약정액은 3억5천500만원으로 PEF의 최소 가입금액(3억원)을 웃돌았지만, 실제 투자액은 각 5천만원에 그쳤다.

운용사가 마음만 먹으면 최소 가입액 규정이 언제든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사모펀드가 주가조작 등 작전 세력의 자금 통로로 이용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코링크PE가 투자한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은 현재 주가조작 의혹 등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코링크PE의 실질 운영자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는 50억원대 배임·횡령, 주가조작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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