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대주주나 특수관계인 등이 차명으로 주식을 보유하다 실명으로 전환한 건수가 2010년 이후 60건이 넘고 금액으로는 1조원(전환 당시 지분 가치)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이 11일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해 7월까지 상장사 주요 주주가 차명으로 보유하던 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한 건수는 64건이고 전환 당시의 지분가액은 1조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자공시시스템(Dart·다트)에 공시된 지분변동 내용을 토대로 추출한 것이다.

실명 전환자에는 2015년 11월 1천92억원의 차명주식을 실명전환한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2019년 4월·지분가액 2천525억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2013년 12월·1천826억) 등이 포함돼 있다.

차명주식 보유는 금융실명법과 자본시장법상 공시 의무 위반 사항이다.

그러나 64건 중 단 한 건도 금융실명법에 의한 과징금 이상 제재가 부과된 적이 없었다.

정 의원은 "2017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 논란 이후 금융실명법상 소득세·증여세 과세 논란이 불거졌지만 다른 유사 사례들에 대해 당국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이 국세청에 이들에 대한 증여세 등 조세 부과를 요청한 사례도 전무하고 관련된 행정 제재 역시 솜방망이에 가깝다"며 "금융당국이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행위를 사실상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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