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국가대표 기업들
현대삼호중공업이 2018년 7월 세계 최초로 인도한 액화천연가스(LNG)추진 대형 유조선.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삼호중공업이 2018년 7월 세계 최초로 인도한 액화천연가스(LNG)추진 대형 유조선. 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 기술 개발과 연구개발(R&D)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면서 조선 산업 전반이 위축돼 있지만 기술력을 앞세워 침체의 파고를 뚫겠다는 전략이다.

기술 중심 패러다임 전환

현대중공업그룹이 재도약을 위해 제시하는 전략 키워드는 ‘기술 중심’이다. 지난 6월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계열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을 출범시켰다. 한국조선해양은 그룹 조선사의 기술 센터 역할을 맡는다. 앞으로 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R&D 및 엔지니어링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권오갑 부회장

권오갑 부회장

기술력을 키우겠다는 회사의 의지는 지난 6월 권오갑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이 발표한 담화문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권 부회장은 “한국조선해양은 불황 극복의 견인차가 돼야 한다”며 “업황에 따라 희비를 겪는 ‘천수답 조선업’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선업을 더 이상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니라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전환시켜 나갈 것”이라며 “친환경 선박, 스마트십 등 남보다 앞서 관련 기술을 개발해 신개념의 선박을 선보여 시장을 이끄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 판교에 글로벌 R&D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다. 그룹의 기술 경영 컨트롤타워가 될 이곳에서는 R&D 인력 5000여 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LNG 분야 차별화 가속도

조선업계는 친환경 선박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년 1월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가 발효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친환경 선박 기술 중에서도 액화천연가스(LNG)선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重, 친환경 기술 앞세워 LNG 선박·스마트십 시장 '쾌속 항진'

지난달에는 세계적 선급회사인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LNG화물창인 하이멕스의 설계 승인을 받았다. 하이멕스에는 주름 형상 설계 공법이 적용돼 화물창에 보관된 LNG가 흔들리며 발생하는 충격을 최소화해 준다. 상온은 물론 영하 163도의 극저온에서도 높은 안정성을 확보했다. 현대중공업은 이 기술을 토대로 내년까지 실증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LNG추진선박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11만4000t급 LNG추진 대형 유조선을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현재까지 11만4000t급 원유운반선 13척을 비롯해 1만5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6척,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4척 등 총 30척, 24억달러 규모의 LNG추진선을 수주했다.

KOTRA와 산업은행이 공동으로 낸 ‘글로벌 친환경 선박기자재 시장동향 및 해외시장 진출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세계 신조발주 선박시장의 60.3%를 LNG연료추진선 시장이 차지할 전망이다.

반세기 만에 기술 수출국으로 우뚝

지난달 현대중공업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합작조선소인 IMI와 설계기술 판매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IMI에 초대형유조선(VLCC)의 기본, 상세 설계도면과 설계지원, 기술 컨설팅 등 설계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한다. 대신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IMI가 VLCC 한 척을 건조할 때마다 일정 규모의 로열티를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 계약이 현대중공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971년 영국 조선소 스콧리스고로부터 26만t급 VLCC 두 척의 설계도면을 임차해 첫 선박을 건조했다. 이후 48년 만에 설계 기술력을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꾸준히 기술 개발에 집중해 글로벌 조선산업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