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국가대표 기업들
SK아이테크놀로지 연구원이 올해 생산된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을 선보이고 있다.  SK그룹 제공

SK아이테크놀로지 연구원이 올해 생산된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을 선보이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어려운 경제상황을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글로벌 파트너링 등 신성장동력 발굴로 헤쳐나가고 있다.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그룹 최고경영진이 모두 나서 관계사가 하나가 돼 단합하는 것이 위기 극복의 원동력임을 확인하고 “흔들림 없이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하자”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내수는 좁다,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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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최고경영진의 전방위적 활동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는 중이다. 최근엔 베트남과 미국으로의 진출이 눈에 띈다.

SK그룹은 지난해 9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 지주회사 지분 9.5%를 4억7000만달러(약 53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10억달러(약 1조1800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시총 1위 민영기업으로 △부동산 개발(빈홈·빈컴리테일) △유통(빈커머스) △호텔·리조트(빈펄) △스마트폰(빈스마트) △자동차(빈패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확고한 시장 지위를 확보한 회사다. 최근 10년간 총자산 규모는 14배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

최태원 회장

SK(주)는 지난해 7월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 앰팩(AMPAC Fine Chemicals) 인수를 결정했다. 앰팩은 미국 내 세 곳의 생산 시설에서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심혈관질환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 의약품을 생산한다. 한국 미국 유럽 등에 분산돼 있던 SK의 의약품 생산법인 세 곳(SK바이오텍, SK바이오텍 아일랜드, 미국 AMPAC)을 하나로 통합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바이오의약품위탁생산(CMO) 통합법인 ‘SK팜테코’를 설립한다.

SK바이오팜이 만든 수면장애 신약인 ‘솔리암페톨’은 지난 7월부터 미국 전역의 약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 약은 1996년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임상시험계획승인(IND)을 받아 개발됐다. 국내 기업의 혁신 신약이 FDA 승인을 받아 글로벌 시장에 발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솔리암페톨과 함께 SK바이오팜이 개발한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도 미국 FDA 신약 판매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11월 시판 허가를 받으면 미국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판매를 맡게 된다. 세노바메이트가 상업화에 성공할 경우 SK바이오팜은 신약 개발부터 출시까지 전 과정을 독자 수행 가능한 글로벌 종합제약사로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비즈니스 모델 혁신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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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최근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페루에 있는 88·56광구 등 2개 광구 지분 17.6%를 팔기로 의결했다. 매각 대금은 10억5200만달러(약 1조2600억원)로 매각 대금은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데 쓸 계획이다. 예컨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석유 개발사업을 강화하고, 미국 셰일가스 등에도 투자하는 한편 수요가 급증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 등에 대한 투자도 늘린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 과정에서 △글로벌 성장 △기술 리더십 △환경 이니셔티브 등 세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세 가지에 가장 잘 맞는 게 전기차 배터리다. SK이노베이션은 올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에 참석해 전기차 배터리와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을 동시에 전시하며 배터리 사업 육성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이와 함께 디스플레이용 유연기판(FCW·Flexible Cover Window)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아 소재 사업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FCW는 수만 번 접었다 펴도 부러지거나 접혔던 자국이 남지 않는 투명한 소재다.

기술혁신 반도체, 5G의 통신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선두 업체로서의 위상을 지켜나가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대규모 R&D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R&D 비용은 2016년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선 뒤 매년 증가세다. 매출 대비 10%가 넘는다.

SK하이닉스는 D램뿐만 아니라 다양한 응용복합제품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낸드플래시 솔루션 경쟁력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 낸드플래시의 성능을 좌우하는 컨트롤러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2012년 미국의 LAMD 및 이탈리아의 아이디어플래시, 2013년 대만의 이노스터 컨트롤러 사업부, 2014년 벨라루스의 소프텍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국내에서도 2012년 경기 분당에 플래시 솔루션 디자인 센터, 2013년 KAIST에 스토리지 미디어 솔루션스 센터 등을 설립했다.

이처럼 강화한 낸드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는 모바일 및 서버 기기 등에 쓰이는 eMCP, eMMC, UFS, SSD 등의 다양한 응용복합제품을 개발·양산했고, 지난 5월엔 96단 4D 낸드 기반 고성능 1테라바이트(TB) 쿼드러플 레벨 셀(QLC) 샘플을 출하했다. 이 제품은 현재 양산 중인 세계 최초 96단 CTF(Charge Trap Flash) 기반 4D 낸드 기술에 자체 QLC 설계 기술을 적용했다.

SK텔레콤은 스위스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스위스콤과 손잡고 지난 7월 17일부터 세계 최초로 5G 로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기반 네트워크 운용 기술과 세계 최고 수준의 양자암호 기술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차별화된 5G 네트워크 품질을 제공할 방침이다. 미디어 사업은 옥수수와 푹을 통합해 글로벌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으로 육성하고, 미국 최대 규모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와 손잡고 미국 차세대 방송 솔루션 시장에 진출해 외연 확대에 나선다.

541%

최태원 회장이 1998년 SK(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34조원이었던 그룹 자산 규모는 2018년 말 기준 218조원으로 54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6조원에서 184조원으로 411% 증가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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