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경기 연천군 신서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일 이후 엿새 만에 발생한 것으로, 국내 ASF 발생 건수는 14건으로 늘어났다.

이번에 ASF가 발생한 농장은 모돈(어미돼지) 네 마리가 식육 부진 등 이상 증상을 보여 농장주가 이날 연천군에 신고했다. 농식품부는 신고 접수 직후 이 농장에 초동방역팀을 보내 사람·가축·차량의 이동을 통제하고 소독을 했다. 혈액 샘플을 채취해 경북 김천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정밀 검사한 결과 ASF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농장은 돼지 4000여 마리를 기르고 있고, 반경 3㎞ 이내에는 이곳을 제외하고도 세 개 농장에서 4120여 마리를 사육 중이다.

지난달 17일 이후 국내 ASF 발생으로 처리된 돼지가 14만5546마리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확진으로 8120마리가 더해져 15만 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되게 됐다.

이 농장은 경기 고양·포천·양주·동두천, 강원 철원과 더불어 농식품부가 이날 지정한 ASF 완충지역에 자리한다. 연천은 발생 농가 반경 10㎞ 방역대 밖을 완충지역으로 정했는데, 이 농장은 방역대 바깥에 자리한다.

정부가 ASF 확산을 막고자 완충지역을 설정한 지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이미 발생한 농장으로부터의 수평 전파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완충지역과 ASF 발생 지역, 완충지역과 경기 남부권역 사이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에 초소를 세워 축산차량 이동을 통제하기로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