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 이용자가 줄고 있음에도 흑자를 낸 대부업체 수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담보대출 위주의 영업으로 부실대출 규모가 감소해서다. 신규 대출을 줄이면서 해당 비용이 절감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돈 빌리는 사람 줄어도…'흑자'내는 대부업체들
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인세를 납부한 등록 대부업체는 1423개였다. 2013년 788개와 비교해 80.6% 늘었다. 적자를 보면 법인세를 내지 않기 때문에 흑자를 낸 대부업체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법인세 납부액은 2013년 1298억원에서 작년 2201억원으로 69.6% 늘어났다.

대부업체 이용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데도 흑자 대부업체가 늘어난 것은 부실대출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대부업 이용자 수는 2016년 250만 명에서 지난해 말 221만3000명으로 감소했다.

대부업체들은 이용자 수가 줄자 이에 따른 대응으로 부실률이 낮은 담보대출을 늘리기 시작했다. 대부업들의 지난해 말 신용대출 잔액은 11조7691억원으로 2017년 11조8335억원에 비해 6.6% 감소했다. 반면 담보대출은 2017년 말 3조8988억원에서 2018년 말 기준 5조5796억원으로 1년 만에 43.1% 늘었다. 신규 대출을 줄이면서 마케팅 비용, 대출모집인에게 주는 인건비 등도 감소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대부업체 대출 잔액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17조4000억원에서 하반기 17조3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흑자 대부업체가 증가한 것은 업황이 좋기 때문이 아니라 수익성 악화를 우려한 업체들이 비용절감을 했기 때문”이라며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 사례”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