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상품수지 흑자가 5년7개월 만에 가장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석유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이 부진해진 영향이다. 상품수지가 줄면서 경상수지는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수출 악화에…상품수지 흑자 5년7개월 만에 최소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8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2억7000만달러로 작년 8월(85억5000만달러)에 비해 32억8000만달러(38.3%)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경상수지 흑자는 올 2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올해 1~8월 경상수지 흑자는 총 339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6.1%(120억1000만달러) 줄었다.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한 것은 상품 수출 부진에 따른 영향이다. 올 8월 상품수지 흑자는 47억7000만달러로 작년 8월과 비교해 56.3% 줄었다. 2014년 1월(36억7000만달러 흑자) 후 가장 적은 수치다. 수출이 451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6% 쪼그라들었다. 미·중 무역분쟁의 격화로 세계 교역이 위축된 데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석유제품의 가격이 떨어진 영향이다.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세다. 8월 수입은 403억9000만달러로 5.1%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8억달러 적자를 기록해 작년 동월(20억4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폭이 축소됐다. 내국인의 일본 여행이 급감하면서 여행수지가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8월 여행수지 적자는 10억7000만달러로 작년 동월(15억5000만달러 적자)보다 줄었다. 불매운동 여파로 8월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30만9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 감소했다. 지식재산권사용료수지는 2억4000만달러 흑자로 역대 최대였다.

임금 배당 이자 등 투자 소득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는 25억6000만달러 흑자를 거뒀다. 작년 동월(3억2000만달러) 대비 대폭 늘었다. 국내 대기업이 해외 법인으로부터 적잖은 배당금을 받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