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스트K ■ 차세대 한류 산업의 주역을 꿈꾸는 이들을 찾아나섭니다. 케이(K)팝, K뷰티, K푸드 등을 잇는 새로운 K 열풍을 일으기키 위해 오늘도 많은 기업과 젊은 스타트업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넥스트K]에서 미래 한류의 새 주역을 미리 만나보세요 _ 한경닷컴 산업부
홍콩 왓슨스에서 판매 중인 팜스빌의 '악마다이어트' 제품. (사진 = 팜스빌)
홍콩 왓슨스에서 판매 중인 팜스빌의 '악마다이어트' 제품. (사진 = 팜스빌)
"한국의 건강기능식품은 해외보다 약합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이 화장품에 집중해 세계에 케이(K)뷰티를 알리고 있는 것처럼 팜스빌도 한국을 대표하는 건강기능식품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이병욱 팜스빌 대표는 한경닷컴 산업부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아직 해외에서 한국건강기능식품의 입지가 좁지만, 아모레퍼시픽처럼 혁신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이다. 악마다이어트' 등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팜스빌은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K헬스'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00년에 설립된 팜스빌은 2013년 다이어트 전문 브랜드 '악마다이어트'를 론칭했고, 애플트리김약사네 비타민스토리 등 11개 자체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보이차 콜라겐 등 보유한 제품 수만 150개 정도다.
이병욱 팜스빌 대표. (사진 = IR비즈넷)
이병욱 팜스빌 대표. (사진 = IR비즈넷)
◆ 악마다이어트 '가성비 다이어트'의 시작

팜스빌을 설립한 이 대표는 CJ헬스케어에서 13년간 근무했다. 영업부터 항생제 파트장을 거쳐 진통소염제 등 제약 제품을 마케팅을 담당했다. 당시 사장되는 분위기였던 소염진통제 '솔레톤'을 마케팅을 맡았다.

이 대표는 "솔레톤은 회사 내 누구도 떠맡으려고 하지 않았던 브랜드였다"며 "의사들을 상대로 마케팅을 활발히 한 덕에, 매출이 확대돼 빅브랜드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그러다 이 대표는 '아픈 사람을 낫게 하지 말고, 아예 질병을 예방해보자'는 쪽으로 생각이 치달았다. 2000년도 회사를 떠나 창업에 나선 이유다.

그는 "인터넷이 활성화되던 시기였던 만큼, 인터넷과 접목해 제약마케팅을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환자들에겐 약에 대한 부작용 모니터링을, 의사들에게도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의약품 유통정보센터라는 프로젝트도 참여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02년까지 이어졌지만, 중간에 좌초됐다. 의사와 약사의 반발이 많았고, 진두지휘했던 대기업에서 손을 뗐기 때문이다.

이후 이 대표는 '인터넷 쇼핑몰'로 눈을 돌렸다. 당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과장광고가 많았을 때였다. 건강기능식품은 보조제였지만, 치료제로 광고하는 회사들이 많았다.

이 대표는 "잘하는 분야를 공략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열었고, 제약회사 제품의 마케팅을 담당했다"며 "다음의 디앤샵 등 온라인 몰에 입점해 다른 업체의 상품을 받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몰은 소비자의 변별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단순히 상품 광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약의 성분이나 복용법 등도 제공했다. 포털사이트의 '지식IN' 역할을 한 셈이다. 게시판을 통해 김선용 약사가 상담도 진행했다. 가령, 고혈압 환자의 경우 피해야 할 성분 등을 알려주는 식이었다.

많은 소비자들의 질문을 받다보니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 지 파악할 수 있었다. 사업 기반이 안정화하자 김선용 약사와 함께 '애플트리 김약사' 브랜드를 2003년 론칭했다.

이 대표는 "소비자들의 질문은 제품 생산에 활용했는데 많은 소비자들이 다이어트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모든 질병의 근원인 비만을 해결, 정상적인 몸으로 바뀌어야 장기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당시 다이어트 제품은 20만원대 정도로 비싼 제품이 주를 이루는 시장이었다. 저렴하면서도 좋은 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유통마진을 대폭 줄여 타사보다 저렴한 제품을 만들었다.

이 대표는 "당시 다이어트 제품의 약은 주로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는데 수십 만원에 달할 정도로 비싼 제품이었다"며 "하지만 악마다이어트는 1달 분량이 2~3만원대로 저렴해서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또 타사보다 제품의 품질을 높였다. 그는 "가르시니아 성분도 등급이 있는데, 악마다이어트엔 가장 좋은 성분을 사용했다"며 "저렴하면서도 우수한 품질을 앞세운 덕에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았다"고 밝혔다.

다이어트 제품인 '악마다이어트' 브랜드 이름도 이 대표가 직접 만들었다. '붉은 악마' 응원단을 본 따서 '악마다이어트'라는 이름을 지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악마에 대한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또 악마다이어트는 제형을 다양화하면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혔다. 알약 뿐 아니라 음료 쉐이크 분말 캔디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했다는 게 특징이다. 악마다이어트는 2014년 NS홈쇼핑에서 론칭한 후 다이어트 부문 주문액 1위를 기록하는 등 홈쇼핑에서 인기를 이어왔다.
악마다이어트 제품. (사진 = 팜스빌 홈페이지)
악마다이어트 제품. (사진 = 팜스빌 홈페이지)
◆ "10년 뒤 전체 매출 80% 해외에서" 포부


이처럼 악마다이어트는 홈쇼핑을 통해 인지도를 높였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진출도 시동을 걸었다. 해외 박람회에 참여하면서 홍콩 왓슨스로부터 직접 입점 요청도 받았다. 중국 티몰과 러시아 빠드로쉬카에도 입점했다. 빠드로쉬카는 헬스앤드뷰티스토어(H&B)로, 220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현재 해외 매출 1억원 정도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해외에선 인지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팜스빌은 지난해 매출액 198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했다. 면세점에서도 매출을 점차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2015년 신라면세점에 입점한 이후 2017년 롯데면세점에도 들어갔다.

앞으로 온라인에 더 무게를 싣는다는 게 이 대표의 방침이다. 그는 "아마존을 통해 해외 제품을 직구하는 것처럼, 애플트리김약사를 통해 해외 소비자가 구매하고 우리가 배송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마곡 신사옥은 인천공항과의 접근성을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팜스빌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해외 매출 확대에 더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현재 재무상태로는 투자금이 필요없지만, 글로벌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선 상장이 필요하다"며 "해외 시장에서도 회사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내년 3월 서울 마곡의 신사옥에도 입주할 예정이다. 신사옥도 해외 공략을 고려한 결정이다. 그는 "인천공항과의 가깝다는 점을 고려해 마곡으로 선택했다"며 "사옥 1층과 2층엔 카페를 만들어 직접 제품도 살펴볼 수 있게 만들고, 해외 유학생을 대상으로 건강 교육 등을 진행해 나중에 자국에 돌아가서도 우리 브랜드를 기억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D(연구개발)도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장내 미생물을 연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항비만 원료를 연구하고 있다. C&D(Connection & Development) 전략을 통해 외국 기업에서 연구개발됐지만, 상품화가 되지 않은 것을 들여올 계획이다.

국내 시장에 맞춰 제품을 다변화해 나가기 위해서다. 팜스빌은 올해 '그린오션 크릴오일'을 새로 론칭했다. 이 대표는 "한국의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국내와 해외에 특정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트렌드가 발생할 때, 우리가 보유한 제품을 바로 내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광군제 1위 건강기능식품…11월 특수 기대

10년 뒤엔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을 8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는 "지금도 해외 바이어들이 속속 찾아오고 있지만, 대형 유통채널이 직접 오는 브랜드로 키워나가겠다"며 "미국 전역을 판매하는 큰 회사에서 우리 제품을 팔겠다고 직접 찾아오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11월 중국 광군제 때 특수도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광군제 때 가장 많이 팔렸던 제품 1위 5위 10위가 모두 건강기능식품이었다"며 "아직 해외 매출이 미미하지만, 거꾸로 말하면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한 상태라고 볼 수 있는 셈"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팜스빌은 오는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수요 예측에선 1035.53대1로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공모가는 최상단인 1만4000원으로 결정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