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자산업 60주년 기념행사

美 UCLA 박사, 퀄컴 거쳐
2010년 삼성전자로 스카우트
3G·4G는 물론, 5G 개발 앞장
'통신칩 전문가' 강인엽 사장, 금탑산업훈장 영예

‘통신칩 전문가’인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사진)이 한국의 비(非)메모리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받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와 공동으로 ‘전자산업 6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고 7일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 강 사장은 산업훈장 중 최고 영예의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다.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강 사장은 미국 UCLA에서 전기전자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2007년까지 CDMA 모뎀칩(데이터 송수신 반도체) 원천기술을 보유한 퀄컴에서 3세대(3G), 4세대(4G) 통신칩 개발에 참여했다.

강 사장이 2010년 삼성전자로 옮겨올 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시스템LSI 모뎀개발실장과 SoC개발실장을 역임했다. 이때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3G, 4G LTE 기술을 내재화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뎀칩 전문가로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AP(스마트폰 중앙처리장치) 기술도 빠르게 습득했다”며 “과감한 의사결정과 추진력으로 통신칩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최고 성능의 모뎀칩을 잇따라 개발해낸 주역”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5G 이동통신 시대의 주도권을 잡는 데도 기여했다. 삼성전자는 5G 모뎀칩과 AP를 하나로 합친 ‘5G 통합칩’을 개발했다. 스마트폰에는 통신을 담당하는 5G 모뎀칩과 전반적인 시스템 운영을 맡아 ‘두뇌’ 역할을 하는 AP가 들어간다. 통합칩은 서로 다른 기능을 하는 두 가지 부품을 하나로 합쳤을 때도 각각 제 기능을 완벽히 해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5G 통합칩인 ‘엑시노스 980’ 샘플을 스마트폰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다. 연내에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실제 양산에 들어가면 삼성전자는 ‘세계 최고의 통신칩 강자’인 퀄컴을 넘어서게 된다. 퀄컴은 내년 초 통합칩을 양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사장은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휴대폰 핸즈프리용 이어폰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크레신의 이종배 회장이 동탑산업훈장을 받는다. 1959년 설립된 크레신은 국내 1위의 음향기기 제조업체로 글로벌 기업에 이어폰과 헤드폰을 납품하고 있다. ‘도끼 이어폰’ ‘박태환 헤드폰’ 등이 대표작이다.

과학기술 및 전자산업 진흥기관장을 지낸 윤종용 전 전자진흥회장(전 삼성전자 부회장)과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 등 7명은 전자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전자산업인이 존경하는 원로 산업인으로 선정돼 공로패를 받는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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