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직 출신 벤츠 판매왕 "고객 1만명 전화번호가 무기"
메르세데스벤츠의 준대형 세단 E클래스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차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총 3만397대가 팔렸다.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E클래스가 많이 팔리는 국가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E클래스를 가장 많이 판 ‘영업맨’인 조찬제 스타자동차 이사(39·사진)를 7일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조 이사는 ‘벤츠 판매왕’에게 주는 ‘최고의 세일즈 컨설턴트상’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받았다. 2016년 6월 국내에 들어온 10세대 E클래스를 개인 고객에게만 300대 이상 팔았다.

조 이사는 E클래스를 고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차라고 소개했다. 그는 “튀지 않는 디자인에 벤츠의 고유성을 잘 살린 차”라며 “디자인이 확 바뀐 9세대 모델 이전에는 성공한 중년 남성이 타는 차로 통했지만 지금은 ‘패밀리카’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선택의 폭이 넓은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10세대 E클래스는 세단, 쿠페 등 16종의 모델로 나뉘어 판매되고 있다. 이어 “웬만한 국산차보다 부품 수급이 빨라 사후서비스(AS) 만족도도 높다”고 덧붙였다.

그는 “벤츠가 좋은 차를 생산한 덕분에 많이 팔 수 있었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그는 업계에서 ‘살아 있는 전설’로 통한다. 부산정보대(현 부산과학기술대) 자동차과를 나와 2003년 정비사로 입사했다. 2005년 영업에 뛰어들어 부산을 주 활동 무대로 삼아 차를 팔았다. 2017년엔 37세 나이에 최연소 이사로 승진했다. 현재까지 1900여 대를 팔았다.

조 이사는 판매왕 비결로 ‘성실함과 꾸준함’을 꼽았다. 그의 휴대폰에는 9950명의 고객 전화번호가 입력돼 있다. 하루 150~200건의 통화를 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일한다. 판매왕 상을 받았을 때 벤츠코리아가 독일 여행을 보내준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마다하고 일했다. 다른 영업맨들이 월 두세 대의 차를 팔 때 그가 수십 대의 실적을 올리는 비결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