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기존 은행의 전통적인 업무를 뛰어넘는 다양한 실험으로 고객 편의를 확대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챗봇에 인간적인 감성을 입힌다는 콘셉트로 ‘쏠메이트 오로라’ 서비스를 선보였다. 개인 성향과 특성을 반영해 맞춤형 상담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고객의 성향과 행동을 분석해 첫인사부터 상세설명, 상품 제안 등을 한다.

지난 5월엔 영업 현장의 업무 처리를 지원하는 지능형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AI 몰리’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AI 몰리는 AI 기술을 활용해 직원들의 업무 처리를 돕는 플랫폼이다. 직원이 AI 몰리에서 간단한 키워드를 입력하면 지능형 맞춤 조회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신속하게 찾아준다. 업무 처리가 완결될 때까지 단계별로 추가 정보도 제공한다. AI 몰리는 직원들이 검색하고 선택하는 업무 정보를 축적한다. 이를 기반으로 자주 찾고 이용하는 업무에 대해 더 고도화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직원들은 영업점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도 AI 몰리를 통해 상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고객에게 전송해야 하는 자료도 검색부터 발송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엔 금융사기 접수, 금융거래 목적 확인, 은행 업무양식 외부 발송 등 영업점의 반복 업무를 AI 몰리가 지원하도록 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AI를 활용하는 업무 영역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며 “업무 처리 속도가 빨라지고 정확성도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5월엔 대출업무에 ‘블록체인 자격 검증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내 은행의 대출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록체인은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 여러 대의 컴퓨터가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거래 참여자가 해당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고 대조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신한은행의 새로운 검증 시스템은 이 같은 블록체인 특성을 기반으로 협약을 맺은 특정 협회, 단체 등과 데이터를 공유하는 형태다. 특정 협회에 소속된 고객의 자격 정보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고객은 서류 발급 및 점포 방문 시간을 줄이고, 은행과 소속 기관은 서류 검증에 투입되는 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신한은행은 다양한 비대면 금융상품에 이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비대면 상품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며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