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항공사 마일리지 사용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3년8개월간 카드회사에 마일리지를 판매해 2조원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두 항공사는 2016년부터 올해 8월까지 마일리지 판매로 총 1조8079억원을 벌어들였다. 대한항공이 17개 카드사에 마일리지를 판매해 1조1905억원의 수익을, 아시아나항공은 18개 카드사를 상대로 6172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공정위는 항공사들이 카드사에 마일리지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고객의 마일리지 사용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마일리지 제도는 1984년 비행기를 자주 타는 고객을 위한 보너스 개념으로 국내에 도입됐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사용액에 따라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해주는 신용카드가 출시되며 마일리지 발행이 급격히 늘었다. 카드사들이 항공사로부터 마일리지를 구입해 고객에게 나눠주는 구조다. 마일리지 발행은 늘었지만 항공사들이 보너스 항공권을 늘리지 않아 마일리지로 표를 사기가 ‘하늘의 별따기’란 지적이 나왔다.

공정위는 현금과 마일리지를 섞어서 쓸 수 있는 ‘복합결제’를 허용하고, 카드 사용으로 적립한 항공 마일리지는 카드 포인트로 전환할 수 있게 해주는 방향으로 마일리지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고 의원은 “항공사는 마일리지를 발행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반면 소비자는 마일리지 사용이 어려워져 피해를 보고 있다”며 “10년으로 제한된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없애고 복합결제를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