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銀, 30억 출연해 다문화자녀 교육
농협은행이 30억원을 출연해 농촌 다문화가정 자녀에 대한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했다. 열악한 가정형편 때문에 교육받을 기회를 잃는 경우가 없도록 하자는 취지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오는 12월부터 읍·면·도서지역 농촌 다문화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방학 교육 시스템을 운영한다. 겨울방학 때 3주간 합숙하며 영어 수학 등 주요 학습과목에 대한 집중 교육을 하는 형태다. 이들을 지도할 강사는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으면서 교육 역량이 있는 저소득층 대학생 중에서 선발할 계획이다. 강사에겐 장학금을 지급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겨울방학과 내년 여름방학까지 두 차례 운영하는 데 3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금융회사가 금융교육이나 일시적인 재능기부 교육을 넘어 전문적인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삼성그룹이 2012년 저소득층 중학생을 대상으로 ‘삼성 드림클래스’란 교육 시스템을 마련한 것과 비슷한 취지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사진)은 “농촌에 다문화가정 비율이 높아진 데 비해 자녀 교육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어서 지원이 필요하다”며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닦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은 교육부, 농림축산식품부와 이 교육 시스템을 운영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추진 중이다. 보다 체계적인 지원 체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농촌 다문화가정 자녀의 방학 교육은 농협은행이 책임지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이 시스템을 정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이 사회공헌 활동에 들이는 비용은 연 1000억원대다. 2016년 923억원에서 2017년 1093억원으로 늘린 데 이어 지난해엔 1478억원을 투입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