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발생 누적 11번째…파주서 의심 신고도 이어져
방역 고민하는 정부, 살처분 확대하나…9만8천두 살처분 보상액 246억원
파주서 돼지열병 하루새 2건 확진…소농 '방역 구멍'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 처음 발생한 경기도 파주시에서 2일 확진 사례가 2건 잇달아 나왔다.

또 파주시에서 의심 사례도 한 건 보고되는 등 경기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 전염병이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주 확진 농가 중 1곳이 무허가로 '방역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확인되면서 소규모 농가에 대한 관리도 시급한 문제로 떠올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일 하루 동안 파주시 적성면과 파평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총 2건 확진됐으며 파주시 문산읍에서도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파주는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처음 발병한 지역으로 지난달 17일 연다산동과 24일 적성면 이후 한동안 추가 발병이 없다가 이날 파평면과 적성면에서 2건이 연이어 확진됐다.

이로써 지난달 17일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상륙 후 총 11건이 발생했다.

방역 당국은 파평면 확진 판정이 난 이날 오전 3시 30분부터 경기·인천·강원 지역을 대상으로 48시간 돼지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렸다.

지금까지 첫 발생지인 경기도 파주에서만 4건이 집중 발생했지만, 방역 당국은 보름 넘게 감염 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확진된 파평면 농장은 지난달 24일 발생한 파주시 적성면 농장과 같은 도축장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파평면 농장은 지난달 20일 정밀검사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아니라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가 이날 발병하기도 했다.
파주서 돼지열병 하루새 2건 확진…소농 '방역 구멍'
북한과 접경지역인 파주에서만 4건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추가 방역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방역 당국은 그동안 살처분 범위를 발생 농가 반경 500m에서 3km로 넓히고 추가 발생 때마다 돼지 이동중지명령도 반복하면서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다.

앞서 5건이 연이어 발생한 인천 강화군의 경우, 확산 방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로 강화군 내 모든 돼지를 예방적 살처분한 바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살처분 확대는 현재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종합적으로 방역 강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파주에서는 전날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19개 농장 돼지 4만416마리가 살처분됐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전 파주 지역에서는 91개 농장이 총 11만317마리의 돼지를 사육했는데, 이번 사태로 전체의 52.2%인 5만7천543마리가 살처분된다.

정부의 허술한 무허가 양돈농가 관리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11차 발생지인 파주시 적성면 흑돼지 18두 사육 농가는 정부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점관리지역에 속하는데도 무허가 농장으로 최근까지 잔반 급여를 해왔고, 울타리도 설치돼있지 않았다는 점이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날 오전 6시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살처분 대상 돼지 수는 9만8천610마리이고 살처분으로 농가에 지급하는 전체 보상액은 246억원으로 집계됐다.
파주서 돼지열병 하루새 2건 확진…소농 '방역 구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