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천·강원 넘어 전국 취소 확산
"당국 이해하지만..보이지 않는 피해"
28일 오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차단을 위한 이동제한 조치가 풀린 경북 경산시 한 1급 도축장에 돼지를 실은 차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닷새 만에 도축이 재개되면서 주말에는 도축하지 않는 관례가 깨졌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오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차단을 위한 이동제한 조치가 풀린 경북 경산시 한 1급 도축장에 돼지를 실은 차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닷새 만에 도축이 재개되면서 주말에는 도축하지 않는 관례가 깨졌다. [사진=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전국적인 확산 조짐을 보이자 전국 가을 축제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발병 지역인 경기도 일대뿐 아니라 인천, 강원, 서울, 충남, 충북 , 경북 대구, 전남 광주, 겨남 울산 등으로 행사 취소 결정이 번지고 있다.

가을 대목을 기대한 전국 지역 상인들과 농민들이 '벙어리 냉가슴'을 앓고 있다. 당국 조치는 이해하지만, 당장 생계 타격은 피할 수 없는 탓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말부터 이번 달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었던 행사 42건 중 32건(76%)을 취소하거나 축소했다. 취소된 행사에는 INK 2019 콘서트, 인천시민 어울림 한마당, 다북다북 인천 페스티벌 등 인천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던 행사들도 포함됐다. 나머지 행사 가운데 제100회 전국체육대회와 제39회전국장애인체육대회 등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취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학교들도 돼지열병 확산을 우려해 체험학습을 포함한 교육 관련 행사를 일제히 미루거나 취소했다. 교육청은 비상대책반을 중심으로 각 시군구와 협조해 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가을 축제 취소는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원시도 오는 3~6일 개최 예정인 시 최대 축제 수원화성문화제를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방지를 위해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정조대왕 능행차 경기도·수원시 추진 구간도 전면 취소했다.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 추이와 수원시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은 돼지열병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경기도와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진위는 음식 잔반 발생으로 인한 위험요소를 예방하고자 문화제 모든 음식 부스도 없앴다.

이천시는 지난달 20~22일 개최 예정이던 장호원복숭아축제를 취소한 데 이어 오는 16~20일 예정된 이천쌀문화축제도 취소했다. 장호원복숭아축제에는 매년 10만명 이상이 방문했고 이천쌀문화축제는 지난해 41만명의 관람객이 찾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관광 최우수축제'에 7년 연속 선정된 지역 최대 행사여서 지역 상인들의 아쉬움이 상황이다.
지난해 이천쌀문화축제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이천쌀문화축제 모습 [사진=연합뉴스]

파주시도 오는 19~20일 임진각광장 일원에서 개최 예정이던 파주개성인삼축제를 취소했다. 올해 대한민국 빅 데이터 축제 대상, 경기관광 특화 축제로 선정되기도 한 축제에는 해마다 평균 60만명이 찾아 농업인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해 왔다. 포천시 역시 지난 20일 예정됐던 포천시 홀스타인 품평회와 다음 달 3~5일 개최하려던 한우 축제를 취소했다.

김포파주인삼조합의 한 관계자는 "축제 때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인삼이 판매돼 재배농가에 큰 도움이 되는데 올해는 돼지열병확산 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취소되면서 농민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 접경지역 지자체들 역시 각종 행사와 축제를 줄줄이 취소했다. 양구군은 오는 10일로 예정한 금강산 가는 옛길 걷기 대회를 취소했다. 철원군도 오는 10일부터 사흘간 열릴 예정이던 태봉제를 전격 취소한 데 이어 열린 학습관, 평생학습축제 등 각종 소규모 행사도 열지 않기로 했다. 이 밖에도 경기 광명, 충북 , 충남, 대구, 광주, 울산 등 전국적으로 가을 축제가 취소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각 지자체는 농산물 축제의 잇따른 취소에 따라 해당 농산물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소규모 직거래장터 운영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매출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하청업체나 행사 출연진 등은 이미 계약 단계에서 비용이 확정된 상태였기 때문에 손실은 어쩔 수 없다"며 "국가적 재난으로 인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는 더욱 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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