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상륙전 살처분 완료 노력"…물 불어난 하천에 바이러스 검사
아프리카돼지열병 비상에 또 태풍 북상…"대대적 소독"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대대적인 방역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하면서 방역 당국을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

마치 아프리카돼지열병의 17일 국내 첫 확진 직후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방역이 한때 더 어려워졌던 것과 유사한 상황이 예견된다.

30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미탁의 중심기압은 975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32m(시속 115㎞)다.

개천절인 다음 달 3일 전남 서해안에 상륙해 남부지방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됐다.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 농가와 축산 시설 주변에 뿌린 소독약과 생석회 등이 쓸려 내려가 방역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매일 영상 회의를 하면서 각 지자체에 태풍에 대비해 축사 시설을 다시 점검하고, 살처분 매몰지에 대해서도 일제 점검을 벌이도록 하고 있다"며 "태풍이 오기 전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지나간 뒤에는 전국적인 일제 소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4만 마리에 육박하는 돼지가 살처분됐거나, 예정에 있는 인천 강화군이 문제다.

전날 오후 6시 현재 아직도 2만6천25마리가 살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태풍이 오기 전 살처분이 다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살처분할 때는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통에 사체를 넣고 매몰해 침출수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국내 유입 경로가 여전히 묘연한 가운데, 임진강 수계 등 경기 북부 지역 하천에 태풍으로 물이 불어나는 상황도 다시 우려를 낳고 있다.

임진강 수계를 따라 북한으로부터 돼지열병이 국내로 전파됐다는 가설이 제기된 바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태풍이 지나가면 이들 하천에 대해 바이러스 검사를 다시 진행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다음 달 8일까지 수질 검사가 진행된다"며 "태풍이 온 뒤 물이 최고로 불어난 시점 이후에 채수(採水)한다.

북한에서 내려오는 물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으로는 하천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비율은 낮다"면서도 "전혀 (검출이) 안 된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검사하는 것이다.

물이 닿은 흙을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어서 지점마다 두 군데씩 토양 시료도 채취해 분석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