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내돈 2억원이 380만원으로"…우리銀 'DLF 폭탄' 12번 더 터진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의 세 번째 만기가 돌아왔다. 지난 19일 134억원 규모의 DLF가 원금 손실률 60.1%를 기록한 이후 일주일 만이다. 이 상품이 국내에 판매된 전체 DLF(판매잔액 8224억원) 가운데 처음으로 원금 손실률 100%를 기록하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44명에게 지난 5월 83억원어치를 판매한 'KB독일금리연계전문사모증권투자신탁제7호(DLS-파생형)' 상품의 손실률이 98.1%로 확정됐다. 이날 만기를 맞는데 손실률은 만기 3일 전인 지난 23일 금리(종가 기준)로 정해진다.

실제 상품 손실률은 98.1%. 그러나 이자를 뺀 원금 손실률은 100%에 달한다. 만기까지 해지하지 않으면 약정이자(쿠폰금리)와 자산운용수익 등을 합친 1.9%의 이자가 있기 때문이다. 1억원을 투자했다면 190만원, 2억원의 경우 380만원의 이자만 돌려받게 된다.

국내에 판매된 독일 국채금리 연계 DLF의 전체 판매 잔액은 1266억원. 이 가운데 809억원의 DLF가 여전히 만기를 기다리고 있다. 연내에만 500억원 넘는 DLF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대규모 원금 손실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3일(-0.75%)부터 열흘간 0.25%포인트 오르며 DLF의 손실률을 낮췄다. 그러나 이후 일주일 새 0.15%포인트 넘게 떨어지면서 다시 손실률을 키웠다. 지난 23일에는 -0.619%까지 떨어지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서 결국 원금 손실률 100%를 확정하게 됐다.

문제는 독일 국채 금리가 당분간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독일 국채 금리는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으로 떨어져 지난 3일 -0.72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을 담당하는 유럽 중앙은행(ECB)의 통화 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달 초 반등세를 보였지만 지난 12일 ECB가 발표한 내용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금리는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시장에서는 독일 국채 금리가 당분간 0.1%포인트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ECB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에서 유로존 경기를 부양할 뾰족한 대안이 없어 장기적으로는 더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의 손실률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우리은행 DLF 만기는 앞으로 12차례 더 남은 상황이다.

금융소비자원은 전날 DLF의 대규모 손실과 관련해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을 상대로 20억원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