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도 상승세, 6월말 11.98%…"법제화 전 철저한 준비를"
6조원까지 커진 '규제 밖' P2P 금융…당국은 피해파악도 깜깜
개인 간 거래(P2P) 금융시장이 6조원 규모로 커졌지만 아직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탓에 금융당국은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총 220개 P2P 금융업체를 통한 누적대출액은 6조2천522억원으로 추산된다.

2016년 말 6천289억원에서 2년 반 만에 10배 규모로 늘어난 것이다.

2017년 말에는 2조3천400억원, 2018년 말에는 4조7천660억원이었다.

연체율도 상승 추세다.

6월 말 현재 P2P 금융업체를 통한 대출 잔액은 총 1조7천801억원으로, 연체율은 11.98%이다.

2016년 말 4.84%였던 P2P 금융 연체율은 2017년 말 7.51%, 2018년 말 10.89%로 올랐다.

이 같은 수치는 P2P금융 전문연구소를 표방하는 크라우드연구소와 P2P 업체인 미드레이트의 공시자료를 인용한 것이다.

금감원은 P2P 업체에 대한 법적 감독·검사 권한이 없어 관련 내용을 외부로부터 공식적으로 보고받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 규모조차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 보니 피해(예상)액과 건수, 사례에 대해서도 명확히 답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현재 P2P 금융은 별도의 적용 법률이 없는 영역이다.

금융당국은 2017년 P2P금융 가이드라인을 마련, 대출채권 공시를 강화하도록 하는 등 관리해왔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는 자율적 규제다.

법적 강제력이 없다 보니 업계에서는 투자금 유용·횡령, 부도, 허위공시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피해를 호소할 곳도 마땅치 않다.

2015년 9건이었던 P2P 금융 관련 금감원 민원은 2016년 34건, 2017년 62건으로 늘었고 2018년에는 전년의 30배인 1천867건에 달했다.

그런데 올해 상반기에는 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179건)의 12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 역시 금감원이 민원관리시스템상 'P2P' 관련 유형은 따로 관리하지 않아 키워드 검색을 통해 추출한 숫자다.

투자자들이 그나마 금감원 민원 창구로 몰려가 피해를 호소했지만, 올해 들어선 관련 규정이 없어 어차피 민원을 넣어도 처리되기가 어렵다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동안 국회에 잠들어 있던 P2P 금융 규제 법안이 지난달 국회 정무위를 통과해 본회의를 앞두고 있다.

P2P 금융의 영업 행위와 진입 요건, 준수사항을 규정한 게 핵심이다.

최종 통과된다면 소비자 보호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해철 의원은 "P2P 금융법이 최근 정무위를 통과한 만큼, 향후 법제화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결되면 자금 유입 등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따라 투자자 피해 등 문제도 나타나는 만큼 부작용 완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방안 마련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