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가 국내 금융회사 중 처음으로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업체 넷플릭스와 공동으로 마케팅을 한다. 카드 회원이 넷플릭스에 가입하면 요금제를 한 단계 높여주고, 우수 회원에게는 이용권을 무료로 주기로 했다. 금융사와 콘텐츠 회사의 제휴가 본격화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원에게 넷플릭스 업그레이드

신한카드는 25일 넷플릭스와 파트너십 협약을 맺고 카드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제휴 마케팅을 다음달 1일부터 벌이기로 했다. 혜택은 크게 두 가지다. 신한카드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신한페이판에서 외부로 연결되는 링크를 통해 넷플릭스 구독권을 사면 ‘기본(베이직)’ 요금제 가격으로 ‘표준(스탠더드)’ 서비스를, ‘표준 ’가격으로 ‘고급(프리미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넷플릭스의 요금제가 높아지면 더 좋은 화질로 콘텐츠를 볼 수 있고, 동시 접속이 가능한 기기 수가 늘어난다.

신한카드와 신한은행·금융투자·생명의 ‘탑스클럽’ 회원에게는 넷플릭스 3개월 무료 이용권을 줄 예정이다. 탑스클럽은 신한금융 계열사가 회원의 거래 실적과 가입 기한 등을 점수화해 산정하는 VIP고객 전용 프로모션 프로그램이다.

신한카드가 글로벌 OTT회사인 넷플릭스와 손잡고 전 회원 대상 혜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카드업계, 콘텐츠업계 양측에서 주목하고 있다. 이번 제휴를 위해 신한카드는 장기간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OTT업계의 지배적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공동 마케팅을 잘 하지 않는다. 이런 넷플릭스가 1263만 명(2분기 말 기준)의 회원을 보유한 신한카드의 국내 홍보·마케팅 역량을 인정한 결과라는 게 신한카드 측 설명이다. 이번 제휴로 신한카드 고객이 넷플릭스 회원으로 유입되는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2030 겨냥 ‘콘텐츠사’와 제휴

신한카드와 넷플릭스는 콘텐츠 소비에 관심이 많은 20~30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별도의 마케팅도 벌이기로 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한국에서 발표하는 시사회를 열 때 신한카드 회원을 초청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별도의 소통 및 마케팅 채널을 마련하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신한카드는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공동 마케팅을 여러 건 진행했다. 2017년에는 글로벌 지급결제기업 페이팔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한페이판 앱에서 회원이 페이팔 계정을 등록해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협약을 맺고 블랙프라이데이 ‘직구(직접구매)’ 할인 행사를 열었다. 유태현 신한카드 디지털퍼스트본부장은 “온라인 콘텐츠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넷플릭스와의 제휴를 기획했다”며 “소비자 혜택을 늘리기 위해 각 분야 세계 1위 플랫폼과의 제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사들은 최근 콘텐츠 제작사와 직접 제휴를 맺거나 할인 이벤트를 하는 방식으로 2030세대를 겨냥하고 있다. 농협은행이 CJ E&M, 위즈덤하우스 등 국내를 대표하는 콘텐츠 제작사와 협력해 뱅킹 앱 ‘올원뱅크’에서 영상과 웹툰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이전 세대에 비해 모바일 콘텐츠 소비액이 많은 2030의 성향을 연구하고, 콘텐츠 플랫폼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