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가 내년부터 50인 이상~300인 미만 기업에 적용되는 ‘주 52시간 근로제’를 최소 1년 이상 미뤄야 한다고 국회와 정부 측에 강력 건의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을 비롯한 환노위 위원들과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등을 초청해 중소기업 현장 목소리를 전달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환경 분야에 이어 노동 분야 논의를 위해 마련된 두 번째 만남이다.

중소기업계는 3개월 뒤 적용될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유예를 건의했다. 대기업에도 9개월의 계도기간을 준 데다 대내외 경기 악화와 일본 수출규제 등 어려운 여건을 고려해 최소한 1년의 유예기간이 필요하다는 게 중소기업계 의견이다. 서울경인공예협동조합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부족한 인력으로 기업 운영에 필요한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 부득이 휴일근로를 포함한 초과근로를 하고 있다”며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납기 미준수 등 현장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3개월(노사합의)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도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대내외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이 기술 개발과 혁신에 집중해야 하는 지금 주 52시간제 도입 등 노동규제로 현장은 매우 지친 상태”라며 “경제 상황과 중소기업 준비 상황 등을 고려해 도입 시기를 유예하고 경쟁국 수준으로 다양한 대응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최저임금 구분적용도 요구했다.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업종과 규모별 이익 규모와 부가가치의 차이가 크고 법에서도 업종별 구분적용을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규모별 구분적용을 법제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 성장의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업이 요구하는 규제 혁파와 노동 개혁 등 경제주체들의 이해를 두루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경청한 만큼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산업현장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도록 이번 정기국회에서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