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삼성 QLED TV를 또 한번 분해했다. QLED TV와 자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의 차이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LG전자가 25일 공식 소셜 채널 ‘소셜 LG(social LG)’를 통해 ‘뜻뜯한 리뷰 LG 올레드 TV’편 영상을 공개했다. 5분 30초 분량의 영상에는 연구원들이 ‘LG 올레드 TV’와 ‘삼성 QLED TV’를 직접 분해하는 과정을 담았다. ‘뜻뜯한 리뷰’는 LG전자가 지난 5월부터 자사 제품의 개봉(언박싱)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선보인 코너다. 최근 스마트폰, 식기세척기 등을 소개했다. 타사 제품을 함께 비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영상에서 LG전자 연구원들은 백라이트(광원)의 유무에 따라 TV는 두 종류로 나뉘어야 한다고 소개한다. 스스로 빛을 내는 OLED TV와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다. 이어 삼성 QLED TV를 직접 분해해 △백커버 △커버바텀(기구물) △백라이트(광원) △반사시트 △도광판 △확산판 △QD(퀀텀닷)시트 △광학시트 △액정패널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QLED TV가 OLED와 같이 스스로 빛을 내는 자발광 TV가 아니라 퀀텀닷 필름을 붙인 LCD TV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자사 올레드 TV도 분해한다. 이번에는 △백커버 △커버바텀 △OLED 패널을 보여준 뒤 패널 두께는 0.8㎜로 얇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OLED 패널 자체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QD-LCD TV에서 봤던 백라이트나 광학시트 등이 필요하지 않다”고 연구원은 설명한다.
LG전자는 이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부터 QLED TV와 올레드 TV를 비교 전시하며 공격적인 디마케팅(demarketing)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8K 및 OLED 기술설명회’를 열고 삼성전자 QLED TV를 분해해 전시하기도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 TV는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처럼 빛이 새어 나오지 않아 완전블랙을 표현할 수 있고, 패널 두께가 종이처럼 얇아 롤러블 TV 등 디자인 변신이 가능한 점에서 QD-LCD TV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동영상을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내년 출시 신제품에는 내장"…'8K 재생 문제' 논란 차단 시도LG전자는 올해 안에 8K TV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8K 영상재생 지원을 위한 별도 장치인 '업그레이더'를 무상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LG 8K TV에 '업그레이더'를 연결하면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ec·영상 압축방식)는 물론 유튜브의 8K 동영상 재생 규격인 'AV1' 또는 'VP9' 방식으로 제작한 영상도 유튜브 사이트에서 바로 즐길 수 있다.회사 관계자는 "8K 콘텐츠가 아직 부족한 상황에서 이를 즐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유튜브라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모든 8K TV 모델을 사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지난 7월 세계 최초의 8K 올레드TV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등을 국내에 출시한 LG전자는 내년 출시하는 8K TV 신제품에는 주요 8K 영상재생 기능을 내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LG전자의 이번 '업그레이더' 무상 제공 발표는 최근 삼성전자와 벌이고 있는 이른바 '8K 기술 논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됐다.삼성전자는 17일 언론을 대상으로 한 '8K 화질 설명회'에서 LG 8K 올레드TV가 8K 콘텐츠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8K 이미지 파일과 8K 동영상을 띄운 결과 글씨가 뭉개지거나 화면이 깨지는 장면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LG전자 측은 이에 대해 "경쟁사가 (8K) 해상도와 무관한 이슈를 제공하면서 논의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면서 "경쟁사 주장과는 달리 자사 제품은 8K 영상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연합뉴스
KB증권은 25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10이 예상을 뛰어넘는 출하량이 기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초고가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 증권사 이창민 연구원은 "갤럭시노트10의 판매호조가 이어짐에 따라 전작 대비 11% 증가한 1050만대 출하가 전망된다"며 "국내에서도 역대 최단 기간 내 100만대 출하를 달성하는 등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갤럭시노트10은 노트 시리즈 처음으로 두 가지 모델(노트10, 노트10플러스)로 출시됐다. 이 연구원은 "모델 이원화 전략이 성공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최고 스펙을 원하는 소비자와 휴대가 용이한 소비자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5G(5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 카테고리 내 경쟁사들의 상대적 부진으로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점도 갤럭시노트10이 인기를 얻고 있는 요인으로 풀이된다.그는 "5G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의 공백이 1년가량 예상되고 있고 중화권 제조사들의 제품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어 삼성전자 모델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고 해석했다.갤럭시노트10의 출하량이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초고가 스마트폰 시장 내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지배력도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1000달러 이상 스마트폰 시장은 올 들어 전년 대비 552% 증가했다. 삼성전자의 초고가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7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이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10, 갤럭시노트10 플러스 등 초고가 모델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 결과로 판단된다"며 "애플은 아이폰11프로 맥스가 혁신 없이 높은 출고가가 유지되고 있고 화웨이는 구글 앱 없이 출시될 예정으로 해외 시장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냅챗(Snapchat)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에번 스피걸에 대해선 ‘기업가’라기보다는 ‘유명인(celebrity)’이란 평가가 우세했다. 2017년 3월 스냅챗 상장(뉴욕증시)으로 ‘세계에서 가장 어린(1990년생) 억만장자’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이다. 호주 출신 톱 모델 미란다 커와의 결혼으로 파파라치의 단골 표적이 된 영향도 컸다. 선택의 순간에 스태프들의 조언은 무시하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리는 경영 스타일도 스피걸에 대한 좋지 않은 평가의 원인이 됐다. 미국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로부터는 ‘황제적인(imperious) 경영자’라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악동’ 이미지가 강하던 스피걸이 ‘혁신의 아이콘’으로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부터다. 스냅챗에 나오는 광고를 늘린 그의 결정 탓에 이용자가 뚝뚝 떨어져나간 게 계기가 됐다. 그는 “빠른 소통을 가능케 한다는 우리의 핵심 가치를 저버린 결정이었고, 가장 큰 실수였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고 내년엔 수익 개선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리고 약 1년, 스냅챗은 증강현실(AR) 카메라 등 새로운 기능을 대거 쏟아내며 다시 이용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루 사용자가 1억80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주가도 저점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찾아 강연실리콘밸리의 젊은 혁신가로 자리매김한 스피걸이 이달 말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목적지는 삼성전자다. ‘혁신’에 목말라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의 강력한 마켓 파워를 이용하고 싶어 하는 스냅챗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스피걸은 오는 30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등을 방문해 고동진 IM(정보기술&모바일)부문 사장 등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을 만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혁신’을 주제로 한 강연도 예정돼 있다. 대중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그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이란 평가다.삼성전자 방문은 스피걸 쪽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피걸은 삼성전자의 성장 과정과 성공 비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이 그동안 쌓아온 ‘실리콘밸리 네트워크’도 빛을 발했다는 후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등 글로벌 ‘빅샷’들과 폭넓은 인맥을 쌓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스냅챗 혁신에 관심 많은 삼성전자삼성전자 경영진과 스피걸의 회동은 양측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 삼성전자 임직원들은 2011년 시장에 선을 보인 이후 10년도 안 돼 ‘제2의 페이스북’, ‘페이스북을 대체할 만한 SNS’로 꼽히는 스냅챗의 ‘혁신’ 과정에 대해 들어볼 기회를 얻게 됐다.스냅챗은 출시 이후 기존 형식을 파괴한 ‘혁신적인 메신저’라는 평가를 들으며 기업 규모를 키워왔다.수신 이후 10초 만에 저절로 사라지는 ‘휘발성 메시지’가 대표적이다. 스피걸은 “사진이나 메시지가 기록된다는 점 때문에 페이스북 등에선 솔직하지 않은 의사소통이 이뤄졌다”며 새로운 서비스로 페이스북에 지친 미국 10~20대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현재 스냅챗은 미국 20대 이하 90% 이상이 가장 즐겨 쓰는 메신저로 꼽힌다.스냅챗이 글로벌 정보기술(IT) 트렌드의 선두에 서 있다는 점도 삼성전자와 이 부회장이 스피걸을 만날 만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용자 얼굴 사진을 아기 사진처럼 바꿔주거나, 남녀 성별이 바뀐 얼굴 모습을 보여주는 스냅챗의 ‘AR 필터’ 기능은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들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국내에서도 지난 5월부터 방탄소년단 등 수많은 연예인이 스냅챗의 ‘아기 사진’ 필터로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가장 큰 고민은 삼성전자의 혁신이 예상보다 더디다는 점”이라며 “스피걸의 경력과 성과는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임직원들의 호기심을 끌어내기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스냅챗 “삼성전자 성장 비결 궁금해”스냅챗으로서도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서 1위(지난 2분기 점유율 22.3%)를 지키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가 주력사업인 스피걸로선 삼성전자는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플랫폼 파트너다.최근 스냅챗이 야심차게 내놓은 ‘3D(3차원) 셀프카메라’ 기능이 애플 아이폰에서만 구동하는 것도 이번 방한에서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유독 아시아 시장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스냅챗의 포트폴리오에 대해 스피걸이 조언을 들을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냅챗은 중국에 지사를 두고 있지만 그 외 아시아 지역엔 사무소가 없다.일각에서는 두 회사의 협업이 성과를 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저커버그도 2013년 이후 두 차례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수뇌부와 만나 협업 방안을 논의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전자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임직원들이 만나 협업에 대해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