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자동차 배기가스 조작사건인 '디젤 스캔들'로 폴크스바겐 그룹의 전·현직 최고경영자들이 독일 검찰에 기소됐다.

독일 검찰은 24일(현지시간) 폴크스바겐의 현 회장인 헤르베르트 디스와 전 회장인 마르틴 빈터코른, 한스 디터 푀췌 의장 등을 기소했다고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빈터코른은 '디젤 스캔들'이 터진 뒤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이들은 배기가스 조작 문제의 공개를 의도적으로 늦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변호인들은 혐의에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독일 검찰은 지난 7월 폴크스바겐의 자회사인 아우디의 전 회장인 루퍼트 슈타들러를 '디젤 스캔들' 관련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슈타들러는 '디젤 스캔들'과 관련해 사기와 위조, 불법 광고 혐의를 받고 있다.

'디젤 스캔들'은 폴크스바겐이 지난 2015년 9월 1천70만대의 디젤 차량을 상대로 배기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고 시인한 사건이다. 폴크스바겐은 당시 환경 기준치를 맞추기 위해 주행 시험으로 판단될 때만 배기가스 저감장치가 작동하도록 소프트웨어를 조작했다. 실제 주행 시에는 연비 절감을 위해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산화질소를 기준치 이상으로 배출하도록 했다.

폴크스바겐의 자회사인 포르쉐 차량의 소프트웨어도 조작됐다.

폴크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사건으로 인한 리콜 비용과 벌금 등으로 이미 3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사용하고 소비자의 신뢰도가 떨어지는 등 경영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이와 함께 검찰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인 다임러에 대해서도 배기가스 조작 문제와 관련해 관리·감독 의무를 태만했다는 이유로 8억7천만 유로(1조1천400억 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검찰은 다임러가 68만4천대의 디젤 차량을 질소 산화물에 대한 배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판매한 혐의를 잡고 있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이 급격히 감소하는 등 위축된 상황이어서 이번 기소와 벌금 부과는 더욱 타격이 될 전망이다.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