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에 대한 비전을 밝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자율주행차에 대한 비전을 밝히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자율주행차를 향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20억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 관련 스타트업인 미국의 앱티브(APTIV)와 미국에 합작법인을 세워 자율주행 4~5단계를 공동 개발하기로 한 것입니다. 자율주행 5단계는 인간의 개입없이 자동차 혼자 움직일 수 있는 단계를 말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자체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해왔지만, 4~5단계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정 부회장이 이를 과감한 투자로 극복하기로 한 것입니다.

정 부회장은 23일(현지시간) 앱티브와의 조인트벤처 설립 계약을 맺기위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왔습니다. 계약을 앞두고 뉴욕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는 간담회에서 2022년까지 앱티브와 자율주행 기술을 4~5단계까지 개발하고 2024년께 양산차에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5단계 자율주행차가 일반 개인용 승용차까지 확산되려면 보수적으로 2030년으로 되어야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간담회 내용을 간단한 문답으로 정리했습니다.

Q. 전기차의 시대가 빠르게 오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A. 2020년 이후 계속 성장해 멀지않은 시기에 30% 정도 차지할 것으로 생각한다.

Q. 오늘 대규모 투자 발표하셨는데, 이번 투자는 왜 지분투자가 아닌 직접투자, 즉 조인트벤처로 결정했는지?

A. 그렇게 해야 다른 자동차회사에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을 수 있다.

Q. 구글도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앱티브사와 비교하면 기술 수준이 어떤가?

A. 구글은 일찍부터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이미 많은 데이타를 모았을 것이다. 그런데 구글은 자율주행이 구글 생태계의 일부로 구글이 하는 사업의 일부다. 하지만 앱티브사는 자율주행 그 자체가 목적이다. 그 부분이 서로 다르다.

Q. 자율주행의 시대가 언제쯤 오리라고 보는가?

A. 어떤 환경에서 운영하는지에 따라 다른 것이다. 고속도로 환경에서는 자율주행 시대가 빨리 올 것이고, 실제 소비자가 원하는 곳에 갈 수 있는 자율주행이라면 보수적으로 봐서 2030년은 돼야 할 것이다. 지역별로도 다를 것이다. 인도와 같은 시장은 조금 느릴 것이고, 팔로알토(실리콘밸리)와 같은 곳은 빠를 것이다. 우리나라는 중간쯤 될 것이다.

Q. 미국에서 수소차에 대한 관심은 어떠한가?

A.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도요타 미라이와 함께 우리도 수소차를 공급중이다. 연방정부에서 충전 인프라에 관심이 많다. 향후 자율주행차가 레벨 4, 5 수준으로 가면 전력 소모가 클 것이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배터리 전기차로는 한계가 있다. 장거리를 운행할 수 있는 수소전기차는 자율주행차에도 적격이다. 자율주행차와 수소전기차는 서로 맞물려 개발될 것이다. 수소전기차는 자율주행차의 좋은 플랫폼이다.

Q. 이번 조인트벤처의 목표가 무엇인가?

A. 앱티브사와 함께 하는 이유는 단지 기술이 뛰어나다는 점 뿐만이 아니고, 우리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키는 비즈니스를 하기 때문에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앱티브사는 안전과 효율성을 중시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현대차는 앱티브사와 하나하나 함께 만들어 가겠다. 좋은 기술을 이용하더라도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자동차 회사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목표는 2022년 말쯤 완성차에 장착해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2024년에는 본격적으로 양산하는 것이다. 이는 성능 뿐만 아니라 원가의 측면에서도 만족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뛰어나다면 다른 완성차 메이커들이 이 조인트벤처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잘 만들어 나갈 것이다. 상호보완적인 면도 있다. 자동차 회사들과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는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될 것이다.

Q. 남양연구소에서 기존의 자율주행 개발은 계속되는가?

A. 기존 남양연구소에서 연구하던 레벨 0~3 자율주행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레벌 4~5 수준의 자율주행 연구 내용은 조인트벤처사와 지적재산권을 공유해 더욱 진보하도록 할 것이다. 남양연구소에서도 필요인력을 파견해 공동 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Q. 자율주행 시대가 와서 차 안에서 모니터로 자유롭게 영상을 보면서 가게 되면 라디오 시장이 축소될 것 같다.

A. 모니터보다도 AR을 끼는게 더 편하고 리얼하게 즐기는 방법일 것이다. 자율주행 시대에 차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기차나 비행기에서 승객들이 무엇을 하는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Q. 플라잉 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 플라잉 카(Flying Car)보다는 드라이빙 에어플래인(Driving Airplane)의 개념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비행 자동차가 레벨 5의 자율주행차보다 오히려 상용화가 먼저될 수도 있다. 일단 공중으로 날아오르면 그 이후는 자율주행으로 운행될텐데, 하늘이 지상보다 장애물도 없고 자율주행에 더 적합한 면이 있다. 기업 시장과 개인 시장이 함께 상용화될 거라고 생각한다.

Q. 디젤이나 가솔린 엔진 기술에서 혁신이 나오면서 미래에는 전기차와 에너지 효율성 차이가 크게 없을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A. 한순간에 확 바뀌진 않을 것이다. 전기차가 아프리카나 인도 같은 곳은 인프라 같은 문제로 조금 천천히 갈 것이고, 노르웨이와 같이 정부의 푸시가 있는 곳은 거의 60% 가까이 전기차가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의 미래 성장 시장은 어디인가? 중국 시장에서의 상황은 어떠한가?

A. 중국시장은 물량 공급이 과다했다. 우리도 공장을 하나씩 줄였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큰 시장이다. 곧 정리되리라 생각한다.

신흥시장은 인도도 있지만 아프리카가 향후 커질 것으로 본다. 아직 시장은 작지만 인구도 많고 공유시장도 발전의 여지가 많다.

Q. 동남아 시장은 어떤가?

A. 동남아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90% 이상 장악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가 시장에 잘 안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대성공일 것이다. 일본 메이커만 있는 독특한 시장이지만, 전략을 잘 짜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Q. 일본과의 무역분쟁으로 인해 현대차에 영향은 없는가?

A. 일부 화학 소재가 문제인데, 구매처를 다양화하고 안정화하고 있다. 양국 경제 관계는 정상적으로 잘 유지됐으면 좋겠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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